디자인에 힘 주는 삼성·LG… 유럽 빌트인 가전시장 공략

입력 2024-04-18 04:07
16~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주방 가전·가구 전시회 ‘유로쿠치나 2024’에서 삼성전자 모델들이 자사 인공지능(AI) 가전과 유럽 특화 빌트인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왼쪽). 같은 전시회에서 LG전자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주방 가전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제공

양대 가전회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현지 업체의 영향력이 센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디자인’에 힘을 주고 있다. 유럽 시장은 내부 인테리어와 어울리는 빌트인 가전에 대한 수요가 많다.

국내 가전 업체들은 북미 지역에 이은 최대 가전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삼성전자가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 21%로 1위를, LG전자가 2위(19%)를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유럽 시장은 밀레, 보쉬 등 현지 브랜드에 밀려 양사 모두 점유율 5%를 넘기가 버겁다.


기술력과 큰 가전이 강점을 발휘하는 미국 시장과 달리 유럽 시장은 오래된 건축물 내부 구조에 어울리는 빌트인 가전에 대한 수요가 크다. 유럽 빌트인 가전 시장은 지난해 기준 250억 달러(약 33조원) 규모로 글로벌 시장(600억 달러)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시장 특성상 가전업체들이 가구 회사와 협력해야 한다는 특성이 있어 후발주자 진입도 쉽지 않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디자인에 방점을 두고 유럽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6~21일(현지시간) 글로벌 최대 디자인·가구 박람회 ‘밀라노 디자인위크(MDW) 2024’에 참가해 유럽 시장 특성에 맞게 인테리어 효과를 노린 제품들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MDW 세부 전시회인 유로쿠치나(주방 가전·가구 전시회)에서 지난 행사보다 부스 규모를 늘리고 ‘비스포크 인공지능(AI)’ 가전 라인업과 유럽 시장을 겨냥한 빌트인 패키지를 선보였다. LG전자는 2018년부터 프리미엄 브랜드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브랜드를 앞세워 유럽 빌트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유럽에서 초프리미엄 가전 시장 매출을 지난해 대비 200%, 볼륨존(대중 시장)은 140% 올리겠다는 목표다.

AI를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 가전 수요가 높아지는 점도 국내 기업들이 파고들 수 있는 지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럽 지역의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유럽 소비자들은 에너지 효율에 민감해졌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