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부동산 불황… 이자도 못 받는 ‘깡통 대출’ 급증

입력 2024-04-18 04:07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불똥이 은행권으로 튀고 있다. 돈을 못 버는 건설·부동산 회사가 늘어 이자는커녕 원금도 갚지 못하는 ‘깡통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무수익 여신은 3조521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2조7900억원보다 7310억원(26.2%) 증가했다. 무수익 여신은 돈을 빌려 간 회사가 부도를 내 휴지조각이 된 채권과 이자를 내지 못하는 연체 상태의 대출 등으로 구성된다.

이 기간 KB국민은행의 무수익 여신은 5220억원에서 7500억원으로 43.6%, 하나은행은 6520억원에서 8680억원으로 33.1%, 우리은행은 4700억원에서 5290억원으로 12.5%, NH농협은행은 5130억원에서 7680억원으로 49.7% 증가했다. 증가분은 대부분 건설·부동산 회사 몫이다. 신한은행만 6330억원에서 6060억원으로 4.2% 줄었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최근 분양시장이 위축됐는데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공사비 상승 등 비용 부담은 커져 건설·부동산 회사의 재무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