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처럼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 합병… 수익성 개선 효과

입력 2024-04-17 04:02

이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이마트에브리데이가 합친다. 양사의 매입과 물류 등을 통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이마트가 전사적 구조조정에 착수한 데 이어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을 결의했다고 16일 밝혔다. 두 회사는 이날 공시를 통해 “이번 합병으로 계열사 간 경영 자원을 통합할 계획”이라며 “시너지 효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높여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합병은 이마트가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합병계약일은 오는 30일이며 예정 합병 기일은 오는 6월 30일이다. 오는 7월 1일 등기를 마치면 통합 이마트 법인이 출범한다. 이마트는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지분 99.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두 회사가 매입을 통합하면 매입 규모가 늘어나 단가 협상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협력업체에는 상품 판로와 공급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물류 또한 통합 운영으로 효율화를 노린다. 기존에 두 회사가 보유한 물류센터를 함께 활용하거나 근거리에 있는 물류 센터는 통폐합할 방침이다. 대형마트와 SSM 점포를 모두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통합 마케팅도 확대한다.

앞서 롯데마트는 슈퍼와 매입·물류를 합치면서 지난해 최대 규모의 흑자를 내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먼저 경험했다. 이마트가 양사 합병을 감행한 것은 위기감과 조직 효율화 의지로 풀이된다.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의 합병에 그치지 않고 이마트24까지 합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9월 한채양 대표가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의 대표이사직을 겸임한 뒤 3사는 지난해 상품본부를 통합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간 첫 적자라는 성적표를 받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정용진 회장이 취임한 뒤 실적이 부진한 신세계건설의 대표이사를 경질하고, 지난달에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통합 이마트는 올해 통합 매입을 위한 조직 정비 등 기반을 다진 뒤 2025년부터 본격적인 통합 시너지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한채양 대표는 “양사의 통합은 격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 “협력업체에도 이득이 되고 궁극적으로 고객 혜택을 극대화하는 ‘모두를 위한 통합’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