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유학생 잡아라”… 해외서 세일즈 외교 나선 충북

입력 2024-04-17 04:02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16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한국교육원에서 열린 충북형 K-유학생 설명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대한민국의 중심 충북에서 꿈을 실현하세요”

고대 동·서양의 교역을 잇는 실크로드의 중심지 우즈베키스탄에서 충북도가 외국인 유학생에게 학습과 일자리를 제공하는 충북형 K-유학생 유치 설명회를 개최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에 몰린 지방대학을 살리고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16일 타슈켄트 한국교육원에서 K-유학생 설명회를 갖고 우즈베키스탄 학생과 대학 등 300여명을 대상으로 충북의 유학생 제도를 알렸다. 한국 유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현지인들은 입국 재정부담 경감, 일자리·정착·취업 지원 등 충북만의 차별화된 유학생 제도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대학생 코모라(22)씨는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은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며 “학비와 취업에 도움을 주겠다는 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 한국 초등학교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려인 석안나(18)양도 “충북의 유학생 제도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한국 대학의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해 외교관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충북을 찾아오는 유학생은 입국 과정부터 학업, 졸업 후 취업과 정주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공부에 대한 열정과 노력만 있으면 학업을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취업도 도와줄 것”이라고 밝혔다.

K-유학생 제도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일하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연계해 주고 대학은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하루 4시간 근무 희망자를 기업체, 농가에 연결해주는 충북의 단기간 일자리 사업에 유학생의 참여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유학생들이 일반적으로 소지하는 유학비자(D-2)는 학기 중 주당 25시간 내 아르바이트 수준의 단순 노무만 가능하다는 점과는 대조적이다. 도내 대학 17곳과 중소기업 143곳이 이 사업에 참여한다.

도는 내년까지 해외 지방정부와 한국교육원, 세종학당 등의 추천을 받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 3등급 이상의 우수한 유학생 1만명 유치가 목표다.

도는 입국 후 종적을 감추는 ‘가짜 유학생’을 막기 위해 지자체와 대학은 생활안정 장학금을, 기업체는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으로 불법 취업·체류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정부에 도가 추천한 유학생을 대상으로 비자 발급에 필요한 재정능력 심사 면제를 건의하고 있다.

타슈켄트=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