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집권한 싱가포르 행정수반 리셴룽(72) 총리가 다음 달 물러난다고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이 15일 보도했다. 리 총리는 후계자인 로런스 웡(51) 부총리에게 권력을 넘길 예정이다.
리 총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5월 15일 총리직에서 사임하고 웡 부총리가 같은 날 총리로 취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웡 부총리는 팬데믹 기간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모든 국민이 웡 부총리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더 밝은 싱가포르 미래를 위해 협력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70세가 되는 2022년 전에 물러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퇴진이 미뤄졌다. 리 총리가 물러나면 싱가포르에서 50년 넘게 이어진 ‘리콴유 가문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된다.
리콴유(1965~1990) 초대 총리는 1959년부터 1990년까지 31년간 집권했다. 그의 장남인 리셴룽은 제2대 고촉통 총리에 이어 2004년 제3대 총리로 취임했다. 리콴유·리셴룽 부자가 총리로 재임한 기간은 51년에 달한다.
집권 인민행동당(PAP) 내 젊은 지도자 그룹 소속인 웡 부총리는 고촉통에 이은 두 번째 비(非)리콴유 가문 출신 총리가 될 예정이다. 2022년 4월 재무장관으로 재임하던 때 리 총리의 후계자로 낙점된 그는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시간대와 하버드대에서 각각 경제학,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겸손함과 사명감을 가지고 주어진 책임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