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 많아졌다. 건강에 해로운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노출되더라도 60세 이상 고령층은 스타틴의 꾸준한 복용으로 심뇌혈관계 질환, 특히 뇌졸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타틴은 고지혈증, 이상지질혈증 등 예방·치료에 널리 쓰이는 약물이다. 미세먼지는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위험 인자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은 국립암센터 김규웅 책임연구원, 고려대의대 정석송 조교수 등과 함께 국가대기환경정보관리시스템 및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평균 일일 미세먼지(PM10) 및 초미세먼지(PM2.5) 노출 데이터와 연계된 건강보험DB를 바탕으로 60세 이상 122만여명을 대상으로 스타틴 처방 그룹(90일 이상 처방)과 비처방 그룹(미처방 또는 90일 미만 처방)으로 나눠 2016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높은 농도의 PM10(세계보건기구 기준 50㎍/㎥ 초과)과 PM2.5(25㎍/㎥ 초과)에 노출된 경우 스타틴 처방 그룹은 비처방 그룹에 비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각각 20%, 1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도가 낮거나 중간 수준의 PM10(50㎍/㎥ 이하), PM2.5(25㎍/㎥ 이하) 노출일 때도 스타틴 처방 그룹은 비슷한 위험 감소 효과를 보였다. 이런 결과는 스타틴 사용량을 총 처방 일수와 ‘일일 규정 용량’으로 정의한 분석에서도 일관되게 확인됐다.
연구팀은 “고령 인구에서의 스타틴 처방 효과는 미세먼지 노출 수준에 관계없이 유의미하게 뇌졸중 위험을 낮춰줌을 시사한다”면서 “다른 취약 계층에서의 유사한 효과 여부에 대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상민 교수는 15일 “스타틴 사용 결정은 개인의 건강 상태, 기저질환, 약물 복용 이력 등을 감안해 전문의와 상담 후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번 연구가 향후 심뇌혈관계 질환 예방 전략 수립과 공중 보건 정책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유럽예방심장학회 저널’ 최근호에 실렸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