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렸다. 개막 전만 해도 약체로 분류됐으나 새 감독 체제에서 빠르게 안정감을 찾아 단독 선두 자리를 꿰찼다. 주장 완델손을 비롯한 고참 선수들의 존재감과 박태하(사진) 포항 감독의 상대 분석력, 빌드업 훈련 등이 상승세 비결로 꼽힌다.
박 감독은 14일 국민일보에 “선수들의 축구 지능이 좋고 땀과 노력이 뒷받침되어 나온 결과”라고 자평했다. 포항은 전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K리그1 7라운드 FC서울과의 경기에서 4대 2로 승리했다. 1-2로 끌려가다 후반에만 3골을 몰아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돌풍’의 중심엔 구단 첫 ‘외국인 캡틴’ 완델손이 있다. 이날 득점은 없었지만 후반 3골 중 2골에 관여해 숨은 공신으로 활약했다. 후반 27분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 이호재의 동점골을 도왔고, 4분 뒤 또 한 번 오른쪽을 뚫는 크로스를 올려 박찬용의 역전골을 도왔다.
완델손은 2017년부터 포항에서만 5시즌째 뛰고 있는 원클럽맨이다. 오른쪽 윙백으로 수비는 물론 측면 돌파에 의한 공격 가담률도 매우 높고, 감독의 기대에도 매번 부응한다. 박 감독은 가장 의지하는 선수로 완델손을 꼽으며 “외국인이지만 고참 선수들과 소통이 잘 된다”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봤을 때 힘이 많이 된다”고 치켜세웠다.
주로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지만, 상대 분석에 기반을 둔 박 감독의 전술 역량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박 감독은 “상대가 뭘 하는지 눈에 보인다”며 “실전에서 100% 맞아 들진 않더라도 선수들에게 미리 전달해놓으면 잘 알아듣고 이행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매 경기 달라지는 박 감독의 전술은 팬들에게 볼거리다. 이번 서울전에서 포항은 오른쪽 측면을 공략해 득점의 물꼬를 텄다. 시즌 첫 연승으로 돌풍의 시작을 알렸던 광주 FC와 3라운드 경기에선 중원부터 강한 압박으로 상대 힘을 뺀 뒤 역습을 노리는 전략을 택했다.
기본적으로 ‘빌드업 축구’가 팀의 방향이다. 박 감독은 “패스 위주의 빌드업 축구가 상대를 지배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바로 전방으로 연결하는 역동적인 축구도 적재적소에 가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항(승점 16·5승1무1패)은 20일 안방에서 2위 김천 상무(승점 15·5승2패)를 상대로 7경기 무패, 2연승에 도전한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