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후보 아내에 욕설·자전거 경품… 경찰, 총선 선거사범 1681명 단속

입력 2024-04-12 04:04
사진=뉴시스

지난달 16일 지하철 4호선 쌍문역 근처에서 래퍼 비프리(본명 최성호)는 선거운동을 하던 서울 도봉갑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 측에 접근해 선거사무원을 밀쳤다. 만삭인 김 후보 아내 등을 향해 폭언도 했다. 경찰은 그를 선거유세 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지난해 8월 제주에 위치한 고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한 A씨는 식사비 명목으로 30만원을 냈다. A씨는 22대 총선 예비후보자로 출마할 계획이었다. 공직선거법상 예비후보자가 될 사람은 기부행위를 하면 안 된다. 제주 선거관리위원회는 경찰에 A씨를 고발했다.

제22대 총선 기간에도 어김없이 각종 선거범죄가 발생했다. 경찰은 이번 총선 기간 선거사범 총 1681명을 단속했다. 경찰은 이 가운데 46명은 검찰에 넘기고, 1468명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21대 총선과 비교하면 검거 인원은 331명 증가했다.

11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이번 총선 기간 전국 각지에서 선거사무원 등에 대한 폭행과 위협 사태가 빚어졌다. 경찰은 경기 고양의 한 지하철역 앞에서 선거운동 중이던 선거사무원을 맥가이버칼로 위협한 피의자를 검거했다. 서울 동대문에서는 지하철역 앞에서 선거사무원을 두 차례 우산으로 때릴 것처럼 위협한 피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불법이 의심되는 금품 제공 행위도 경찰 수사망에 걸렸다. 지난해 9월 대전의 지역 축제에선 한 여성이 지역단체장 B씨 명의로 45만원 상당의 산악자전거 3대를 경품으로 기부했다. 입후보 예정자 지지를 위한 금품 제공 행위는 불법이다. 경찰은 자전거를 기부한 여성을 검거했다. 다만 총선에 출마한 B씨는 산악자전거와 자신은 전혀 상관없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인천 서구에서는 중학생 C군이 지역구 후보들의 선거 벽보를 우산으로 찔러 훼손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번 선거 기간 현수막 벽보 훼손 사범은 총 227명에 달했다. 경찰은 선거범죄의 경우 공소시효가 6개월로 짧은 것을 고려해 향후 4개월간 집중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최수진 기자 orc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