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 한동훈 책임론 불거질 듯… 비대위·조기 전당대회 등 분분

입력 2024-04-11 04:07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과 윤재옥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은 향후 책임 소재를 두고 갈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였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실상 ‘원톱’으로 나선 선거에서 참패한 만큼 정치적 휴지기를 가지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 위원장은 10일 출구조사 방송 중인 오후 6시10분쯤 마이크를 든 채 쉰 목소리로 “국민의힘은 민심의 뜻을 따르기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끝까지 국민의 선택을 지켜보면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한 뒤 개표상황실을 떠났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6일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정치 무대에 데뷔한 뒤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이번 선거를 총지휘했지만 ‘여소여대’라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결국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퇴할 가능성이 크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위원장이 개헌 저지선은 확보하게 해주세요 하고 무릎 꿇어야 하는데 골든크로스를 언급하며 끓는 물에 우리 스스로 찬물을 부어버렸다”며 “한 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한 위원장이 사퇴할 경우 또다시 비대위 체제로 돌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비대위원장이 사퇴하면 원내대표가 권한을 대행한다.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새로운 지도부 구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는 외연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총선에 불출마하고 개인 자격으로 후보 지원에 나선 유승민 전 의원이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현재 상대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안철수 후보(경기 성남분당갑)나 나경원 후보(서울 동작을)가 생환할 경우 유력한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한 위원장이 사퇴하지 않고 조기 전당대회로 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한 위원장이 사퇴하지 않고 조기 전당대회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이현 구자창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