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10 총선 하루 전인 9일 재판 출석과 선거 유세를 병행했다. 공식선거운동 기간 세번 째로 법정에 출석한 이 대표는 “저의 손발을 묶는 것이 검찰 독재정권 정치검찰의 의도인 것을 알지만 국민으로서 재판 출석 의무를 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 심리로 열린 대장동·성남FC·백현동 사건 공판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재판에 출석하지 말고 지역을 돌아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1분 1초를 천금같이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미리 작성한 원고를 차분히 읽던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발언을 잠시 멈췄다가 “제가 다하지 못하는 제1야당 대표의 역할을 국민 여러분이 대신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떨리는 목소리로 “손이 닿는 모든 연고자를 찾아 투표를 독려해 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초박빙 접전지 7곳과 후보 이름을 거명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곳은 경남 진주갑, 강원 강릉,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충남 서산·태안, 경기 포천·가평, 충남 공주·부여·청양, 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이다. 이 대표는 휴정 시간엔 유튜브 생방송으로 유세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선거 전날이 귀중한 시간인데 재판 일자가 잡혀서 갑갑하게 됐다”고 거듭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전날 밤 방송된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에선 “대선 때는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면 지금은 ‘나라를 구해야 되겠다’는 생각”이라며 “대선 때보다 더 절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며 “죽을힘을 다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대통령실과 가까운 용산역 광장에서 공식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선거 시작부터 끝까지 윤석열정부 심판론을 부각한 것이다. 이 대표는 ‘정권심판·국민승리 총력 유세’에 참석해 용산 유세의 의미를 “이태원참사를 포함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방기한 정권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맡겨진 권력으로 국민들의 삶을 해친다면 권력의 일부라도 회수해야 한다. 레드카드는 이르겠지만 최소한 옐로카드로 정신이 번쩍 들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