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에 달린 대한민국 미래… 잘 보고 꼭 찍자

입력 2024-04-10 04:07
윤웅 기자

22대 국회에서 일할 300명을 뽑는 총선이 1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4259곳 투표소에서 실시된다. 이번 선거는 출범 2년을 맞은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자 향후 4년간의 입법부 지형을 결정한다. 여야 의석수에 따라 정부의 정책에 힘이 실리거나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입법권력의 향배는 전체 유권자 4428만명 중 사전·재외·선상투표자를 제외한 3034만명의 손에 달렸다.

21대 국회는 그 어느 때보다 여야의 극한대치와 꼼수가 난무했던 시기였다. 압도적 의석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은 회기 초반부터 국회 상임위원회를 장악하고 각종 법안과 정부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이런 민주당의 독주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며 자신들의 의결권을 포기했다.

민주당이 일방 처리한 법안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에 번번이 막혀 국회로 되돌아와 재의결에 실패해 폐기되는 게 부지기수였다. 윤 대통령은 집권 2년간 9번의 거부권을 행사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에 야당이 투쟁에 나서고 또다시 독주를 야기하는 악순환이 21대 국회에서 반복됐다.

그런 와중에도 자신들의 이득을 챙기는 데는 한마음 한뜻으로 모이는 구태도 드러냈다. 정쟁을 되풀이하며 선거구 획정을 미루고 미루다 총선을 불과 41일 앞두고 결정해 정치 신인들에게 불공정을 야기했다.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 길을 열어주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가 무색하게 거대 여야 정당은 이번에도 ‘꼼수 위성정당’을 만들어 비례 의석까지 챙겼다.

이런 정치를 바꿔보고자 제3지대 정당들이 등장했고,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과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가 전격 합당해 유권자들에게 대안세력으로 떠오르는 듯했다. 그러나 합당은 ‘11일 천하’로 끝나면서 변화를 기대했던 국민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겨줬고, 결국 존재감을 잃어 거대 양당의 구도만 공고히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이 선거판을 뒤흔드는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자녀 입시 비리로 2심까지 실형 선고를 받아 ‘내로남불’의 아이콘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선명성을 내세워 윤석열정부 심판을 이끄는 선봉장이 됐다. 이 기세는 선거 전날까지도 꺾이지 않았다. 조국혁신당은 두 자릿수 의석으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야권발 정권심판 바람과 이를 저지하려는 국민의힘이 맞붙으면서 이번 총선은 온갖 심판론으로 뒤덮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지난 2년간 정부·여당은 너무나 힘들었다. 민생법안은 야당의 발목잡기에 좌절됐고 일 좀 하려면 범죄자 방탄에 막혔다”며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을 호소했다.

재판 참석을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향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년간 윤석열 정권은 경제, 민생, 외교, 안보, 민주주의 모든 측면에서 국가를 후퇴시켰다”며 “꼭 투표해서 정권의 실패를 심판해 달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마지막 유세지로 서울의 중심지인 청계광장에서 ‘미래’를, 이 대표는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에서 ‘심판’을 외쳤다.

김영선 이종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