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혀있던 독립운동가 2830명 ‘세상 밖으로’

입력 2024-04-10 04:03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 태극기한마당에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1987년 8월 15일 개관한 독립기념관에는 광복을 상징하는 태극기 815기가 연중 게양돼 있다. 국민일보DB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5주년 기념식이 오는 1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개최된다.

9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기념식에는 독립유공자 유족, 정부 주요인사, 각계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기념식 주제인 ‘새벽으로 가는 길’은 광복군 출신 독립유공자 김문택 지사가 남긴 동명의 수기에서 인용했다. 김 지사는 일본 유학 중 귀향해 반일연설로 구속된 뒤 조건부 석방으로 풀려나 일본군에 학병으로 징집됐으나 일본군을 탈출해 광복군에 합류했다.

기념식 공연에선 1919년 4월 10일 중국 상하이에 모인 독립운동가들이 제1회 임시의정원 회의를 개최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당시 임시의정원은 10개조로 이뤄진 ‘대한민국임시헌장’을 철야 심의한 후 11일 오전 국무총리를 수반으로 하는 헌법을 제정·발포하고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해 임시정부를 수립했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일제강점기 수많은 위기와 어려움이 계속되는 어둠 속에서도 조국독립이라는 찬란한 아침을 맞이할 새벽을 향해 쉼 없이 나아갔던 임정 선열들의 숭고함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뜻깊은 기념식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독립기념관은 이날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 2830명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독립기념관은 2018년부터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에 ‘독립운동가 자료발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현재까지 3·1운동 관련 1315명, 국내 항일 394명, 학생운동 339명, 임시정부 70명, 의열투쟁 3명 등 총 2830명의 독립운동가를 찾아냈다.

독립운동 자료는 판결문·신문조서 등 수형기록, 정보문서, 신문, 잡지, 개인소장 고문서 등 종류가 다양하고 일본어 초서, 러시아어 등으로 쓰인 문서가 많아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렵다. TF는 국내외에 흩어져있는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분석함으로써 그동안 조명받지 못한 독립운동가를 발굴해 보훈부의 독립유공자 발굴·포상 업무를 적극 지원했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라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고 공헌하신 분들을 한 분도 놓치지 않고 제대로 예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