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 각오 다진 게임사들, 신작 출시 잰걸음

입력 2024-04-09 19:10 수정 2024-04-09 19:26

게임사들이 오랜 기간 준비한 신작을 본격적으로 내놓는다. 각종 규제와 경기 침체 등 과거와 사뭇 다른 환경에 놓였지만 새 흥행 공식을 수립해 실적 턴어라운드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게임사들은 내세우고 있다. 신작의 면면을 살펴보면 합리적인 과금 모델, 이용자 친화적 서비스 운영, 새로운 장르 공략이 주된 키워드다.

넷마블은 2분기 대형 신작을 잇따라 발매한다. 먼저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과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이달과 다음 달 차례로 출시한다. 두 게임은 모두 출시 전 사전 예약자 수 100만명을 돌파하며 관심을 받았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오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태국에서 애플 앱스토어 인기와 매출 부문 모두 1위에 오르며 기대감을 키웠다. ‘레이븐2’와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담금질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난투형 대전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와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프로젝트BSS’를 연내 출시하는 게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출시한 ‘쓰론 앤 리버티(TL)’ 글로벌 서비스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TL의 글로벌 파트너사인 아마존게임즈를 통해 이달 비공개 테스트(CBT) 준비에 들어간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은 신작 ‘다크앤다커 모바일’ 출시에 박차를 가하며 새 장르 개척에 나선다. 이 게임은 이달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아키에이지 워’의 대만 등 동남아 지역 서비스와 함께 ‘에버소울’ 일본, ‘오딘: 발할라 라이징’ 서구권 진출 채비를 한다.

앞서 내놓은 게임이 흥행 궤도에 오르면서 상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게임사도 있다. 위메이드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나이트크로우 글로벌’을 지난달 12일 세계 시장에 출시했다. 최고 동시접속자 수 40만 명, 누적 매출은 3000만 달러(약 40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위메이드가 출시한 게임 중 역대 최고 성적이다.

컴투스는 서브컬처 마니아의 ‘겜심’을 자극할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를 국내에 선보였는데 출시 일주일 만에 양대 마켓 매출 상위 10위권에 들며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최근 게임사들의 신작 출시 경향을 보면, 과거 확률형 아이템에만 치중했던 데서 벗어나 비즈니스 모델 개선, 차별화한 게임성, 이용자 소통의 3박자를 고루 갖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착한 과금 모델을 정착하고 색다른 콘텐츠로 즐거움을 주지 않으면 더이상 게이머의 선택을 받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은 “게임에 돈을 쓰는 소비자가 줄어든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외 게임사와의 경쟁이 극심해지면서 국내 게임제작사들은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회사마다 ‘성공했다’ ‘특이하다’는 게임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