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연차 공무원 공직이탈 현상, 젊은 경관도 예외 아니다

입력 2024-04-05 04:09
연합뉴스

‘MZ세대’를 중심으로 공무원 기피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젊은 경찰들도 이직을 고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찰이라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아지고 급여 등 처우에 대한 불만이 주된 이유로 보인다.

4일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의 ‘한국경찰의 개인 및 조직특성에 관한 패널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젊은 경찰들은 입직 3년 차부터 이직을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경찰에 처음 입직한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 퇴직할 때까지 공직 실태를 추적 조사하는 연구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당 연구에선 ‘현 직장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드는가’라는 문항을 5단계로 나눠서 경찰들에게 설문을 받았다. ‘전혀 아니다(1)’ ‘아니다(2)’ ‘보통(3)’ ‘그렇다(4)’ ‘매우 그렇다(5)’ 등의 5단계 답변이 제시됐다.

조사 결과, 입직 3년차인 경찰의 응답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평균값 2.62와 2.80으로 이직을 고민하지 않는 응답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1~2년 후 같은 경찰관에게 사직 의사를 물었더니 2022년과 지난해 응답 평균값은 각각 3.04와 3.16으로 나타났다. 불과 몇년 새 이직 의향이 커진 것이다.

경찰들은 이직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로 소득을 꼽았다. 이들의 소득 만족도는 2020년 2.63에서 2023년 2.29로 급감했다. 또 개인의 발전 가능성도 2020년 3.14에서 2023년 2.85로 급격히 떨어졌다.

박재풍 경찰패널연구센터장은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겪는 스트레스가 반복되는 문제”라며 “연차에 따른 경찰의 책임 증가가 직무 스트레스를 급격하게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는 저연차 공무원 등의 공직 이탈 현상을 막기 위해 ‘공무원 업무집중 여건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경찰 공무원은 정부가 발표한 ‘6급 이하 2000여명 직급 상향 조정’ 방안 등의 대상이 아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직을 바라는 젊은 경찰관들이 늘어날 경우 국민 치안에 공백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