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개통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수서~동탄 구간의 이용객이 하루 평균 8000명 수준으로 정부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통 초기인 만큼 이용객들이 교통수단을 바꾸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데다 환승 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국토부에 따르면 GTX-A 평일 이용 승객수는 지난 1일 8028명, 지난 2일 7969명으로 하루 평균 7999명이었다. 평일 수요가 하루평균 2만1523명에 이를 것이라던 국토교통부 기대의 3분의 1 수준이다.
국토부는 일단 GTX-A 개통 후 5일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램프업’(ramp up) 기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수서고속철도(SRT) 등을 이용하던 승객들이 GTX를 새로운 선택지로 인식하고 실질적으로 이용하기까지는 1~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국토부는 오는 6월 말 수서~동탄 구간 구성역이 개통되면 추가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곳은 공사 중 예상치 못한 암반이 발견돼 개통이 연기됐다.
하반기 파주 운정역~서울역 구간이 개통되면 경기 북부의 수요도 기대할 수 있다. 2026년 서울역~수서역이 개통되고 2028년 삼성역 복합환승센터가 갖춰지면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게 국토부의 예측이다.
한편 GTX역의 위치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이용객 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 동탄역은 동탄신도시 내에서도 접근성이 좋지 않다. 동탄역을 갈 수 있는 동탄도시철도 트램은 2027년 12월에야 개통될 예정이다.
결국 GTX 수요를 끌어올리려면 GTX역의 접근성을 높일 환승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한우진 교통평론가는 최근 ‘월간 교통 3월호’에서 “동탄도시철도 트램과 같은 노선·정거장에서 정차하는 ‘가상 트램 버스’를 운행하자”고 제안했다. 트램 운행 때까지 남은 3년간 해당 구간에 버스 노선을 신설하자는 것이다. 그는 또 “수서역에서 삼성역까지 멈추지 않고 가는 ‘무정차 셔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