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불 났어요’ 화재 자동 감지… 위치도 알아서 척척

입력 2024-04-05 04:03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구축 아파트 지하 2층 기계실. 불이 났을 때 스프링클러에 물을 공급하는 육중한 배관들이 눈에 띄었다. 배관 옆 전원 장치에는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붙어있었다. 이 센서가 스프링클러 작동을 인식하면, 주변 통신기를 거쳐 아파트 관리인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에스원 관제센터에 신호가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스프링클러가 돌아가는 이유는 어디선가 화재를 발견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지상 1층 방재실의 화재 수신기에는 단지 내 화재 감지 센서 작동 시 알림이 뜨는 스크린이 설치돼 있었다. 화면에는 ‘○○○동 ○층’이라고 화재가 감지된 위치가 뜬다. 수신기에 들어간 센서와 스크린을 24시간 비추는 CCTV는 상황을 전파한다. 기계실과 방재실에서 화재를 이중 대비하는 것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1월부터 에스원의 스마트 건물 관리 솔루션 ‘블루스캔(사진)’을 도입했다. 2021년 출시된 블루스캔은 IoT 센서와 CCTV로 건물 내 사고를 감지해 실시간 전파하는 서비스다. 예컨대 아파트 관리인이 순찰 업무로 방재실에서 자리를 비운 사이 화재·정전 등이 발생해도 앱으로 바로 알림을 받을 수 있다. 동시에 에스원 관제센터가 상황을 확인하고 소방서에 신고도 할 수 있다. 이 같은 원격 모니터링, 건물 관리실 및 에스원 관제센터의 이중 감시가 블루스캔의 특징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아파트에도 블루스캔이 도입됐다. 이 아파트 지하 2층 발전기실의 전원 설비에는 블루스캔과 연결된 릴레이(전기회로를 여닫는 기기)가 있었다. 릴레이는 정전을 감지하는 센서 역할을 한다. 지난 1월 노원구 일대 아파트에 정전이 났을 때도 이 블루스캔 시스템이 작동했다.

아파트 기계실의 약 1m 깊이 집수정에는 수위 감지 센서가 장착돼 있었다. 침수 상황을 빠르게 인지하기 위해서다. 비가 많이 내리거나 밸브 고장으로 수위가 갑자기 올라갔을 때 센서가 모바일 앱과 관제센터로 신호를 보낸다.

현재 전국에서 에스원과 블루스캔 서비스 계약을 맺은 아파트는 61곳이다. 지난해 블루스캔 서비스 가입처는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 에스원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에서 야간이나 휴일에 발생할 수 있는 감시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블루스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원은 2014년 삼성에버랜드에서 건물 관리 사업을 인수한 이후, 방범 및 보안 기술과 건물 관리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