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대조동에서는 지난달 14일 11개 교회가 참여하는 대조동지역교회연합회(대교연·회장 김영제 목사)가 출범했다. 대조동주민센터 녹번종합사회복지관 은평구가족센터 등과 협력하며,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함께 섬기자는 목적으로 창립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고신 합신, 기독교한국루터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등에 속한 교회가 교단을 뛰어넘어 협력한다.
대조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내 소외계층을 챙겨온 최태성 대조동루터교회 목사는 더 많은 지역교회 참여를 끌어내 사역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대교연 발족을 추진했다. 최 목사는 4일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를 찾고, 취약계층을 돌볼 ‘이웃살피미’를 양성하는 복지역량 강화 교육과정을 운영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취약계층을 위한 김치나눔부터 문화생활을 돕는 ‘행복나눔잔치’ 등도 펼치려 한다. 오는 25일에는 취약계층 30명을 초청 인근 강화도로 나들이도 다녀올 예정이다. 이 자리엔 김미경 은평구청장도 참석해 참석자들을 격려한다.
교회 간 연합을 넘어 지방자치단체와 힘을 합치다 보니 보다 실질적인 이웃 사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개별 교회가 홀로 복지사역을 촘촘히 펼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최 목사는 “민·관·교회의 협력사역은 교회 공신력을 높이고 취약계층에 꼭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지자체 등을 통해 파악해 더욱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며 “복지혜택이 골고루 돌아가게 함으로써 효율적인 복지 정책을 수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대흥동 지역교회 연합체인 대흥동종교협의회(회장 장헌일 목사)는 1인 가구가 64%에 이르는 지역 특성에 맞춰 고독사 방지에 나서고 있다. 아침마다 홀몸노인을 방문해 챙긴다. 지난달에는 홀로 집에서 생을 마감한 한 노인을 바로 다음 날 발견해 관계 기관에 인계했다.
지역사회를 위한 교회의 나눔 사역 중에는 공간 나눔도 한몫한다. 지역 내 주차난을 해소하고자 교회 주차장을 주민에 개방하는 것이다. 인천기독교총연합회(총회장 진유신 목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인천시와 협약을 맺고 회원 교회 부설주차장을 지역주민에 개방해 편의를 돕고 있다.
장헌일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장은 “이 같은 사역은 지역사회와 밀접한 교회만이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목회자인 장 원장은 “지역사회의 필요 중 하나가 복지 사각지대를 찾는 것”이라며 “지역교회가 주민센터 등과 긴밀히 소통하며 아무도 맡지 않으려 하는 힘들고 어려운 일에 솔선수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