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치로 격상하는 美·日 군사협력… 무기까지 함께 만든다

입력 2024-04-05 04:07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해 5월 18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과 일본이 다음 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무기 공동 개발·생산에 대한 협력 조치를 발표한다고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이 3일(현지시간) 밝혔다. 일본이 미국과의 군사협력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미국·영국·호주 3국 군사동맹인 오커스(AUKUS)와 협력을 강화할 의지를 나타냈다.

캠벨 부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 대담에서 “일본과 필수적인 군사·국방 장비를 공동 개발하고, 잠재적으로 공동 생산하기 위한 협력을 처음으로 가능하게 하는 조치들이 미·일 정상회담에서 발표될 예정”이라며 “일본 같은 긴밀한 파트너와 최대한 많은 정보·기술을 공유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우리의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캠벨 부장관은 특히 오커스와 일본의 협력 방안에 대해 “미·일 정상회담에서 더 공개할 내용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오커스는 호주에 원자력추진잠수함을 제공하는 ‘필러 1’, 인공지능(AI)·양자기술·극초음속 등 8개 첨단역량을 공동 개발하는 ‘필러 2’로 구성돼 있다.

미국과 일본 언론들은 그동안 오커스가 ‘필러 2’에서 일본과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해 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오커스와 일본이 핵추진잠수함을 제외한 방위 협력을 계획하고 있다”며 “기시다 총리의 방미를 계기로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시다 총리는 오는 9~14일 미국을 국빈방문한다. 10일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동아시아에서 미·일동맹의 억제력, 대처력 향상을 위한 대응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캠벨 부장관은 “양국에 새로운 역량을 불러오고, 새로운 단계로의 진입을 강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인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에 ‘미·일 관계의 새로운 시대’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만나면 한 시대를 끝내고 새 시대를 열어 미·일 관계에 중대한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일본과의 군사협력에서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것이라는 얘기다.

산케이신문은 “미·일 정부가 정상회담에서 방위산업의 협력 강화에 합의해 새로운 협의체를 설립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며 “‘방위산업정책조정회의’를 신설해 구체적인 협의 안건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산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오커스와의 협력에서 정해진 것은 없다”며 “미국·영국·호주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 간 연계 강화 방안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상호 운용성과 적응성을 높이기 위해 연계 강화를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지휘계통 간 조정기능을 논의할 뿐 양국의 연합사령부를 설치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