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기각에 반발해 재판을 거부하고 있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총선용 방송 연설을 ‘옥중 녹화’ 한다.
법무부는 3일 서울구치소 안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 TV 방송 연설을 녹화하게 해달라는 송 대표 요청을 받아들였다. 법무부는 관련 법령과 선거관리위원회 회신, 전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요청을 허가했다.
앞서 2004년 17대 총선 당시 현대 비자금 수수 혐의로 1심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 상태에서 출마한 박주선 전 의원이 평상복 차림으로 옥중 방송 연설을 한 전례가 있다.
소나무당은 “4일 오전 9시 방송국 측이 구치소를 방문해 연설 장면을 촬영한 후 4일과 9일 저녁 7시30분에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S 광주방송총국이 연설 방송을 편성했다.
법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송 대표의 보석 청구를 지난달 29일 기각했다. 송 대표 측은 지난 2일 재판을 거부하고 단식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허경무) 심리로 3일 열린 재판은 송 대표와 변호인이 모두 불출석해 15분 만에 끝났다. 재판부는 “변호인도 안 나오는 건 상상을 안 해봤다”며 “재판 전에 오늘 재판을 어떻게 할지 시뮬레이션하는데, 피고인 측에서 한 명도 안 나오는 바람에 엉망이 됐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억울하고 기소 자체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법정 출석을 거부하는 식으로 표현하는 건 재판부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보통 국민은 상상할 수 없는 특권을 맡겨둔 물건 돌려 달라는 듯 요구한다”고 송 대표를 비판했다. 재판부는 총선 이후인 오는 15일로 재판을 연기하면서 “출석을 담보하기 위해 구인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