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총선 막바지에 터져 나온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논란에 대해 파상공세를 퍼부으며 전세 역전에 주력했다. 표적은 일제 해방 직후인 미 군정 시기 ‘이화여대생 미군 장교 성상납’ 발언을 한 김준혁 후보(경기 수원정)와 새마을금고 ‘편법 대출’ 의혹에 휩싸인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선거 막판에 튀어나온 ‘후보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충북 충주 지원 유세 도중 “김준혁이라는 사람이 한, 말도 안 되는 쓰레기 같은 막말들을 보셨나”라며 “그런데 그게 다 드러나도 선거일까지 버티겠다는 게 민주당의 공식적 입장”이라고 비난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을 겨냥해선 “여성 혐오를 일상화하고 권력 속에 심겠다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을 거론하면서 “이 대표의 별명이 뭔가. 이 대표가 진짜 형수에게 한 말 아닌가. 그게 이 대표 머릿속에 있는 여성관이고 인간관”이라며 “그런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김준혁이라는 후보를 내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더해 국민의힘은 김 후보 부부를 농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며 추가 압박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가 배우자와 함께 경기도 여주, 강원도 강릉 및 주문진의 3필지 총 960평 농지를 보유하고 있는데, 직접 농사를 지은 사실이 없다”고 고발 사유를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조상호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MBN에 출연해 김 후보를 두둔해 논란이 확산됐다. 조 부위원장은 김 후보의 과거 발언과 관련해 “이른바 ‘낙랑클럽’이라는 건데 그때 당시 총재가 김활란 초대 이화여대 총장”이라며 “실제로 매춘 또는 유사 매춘에 이용됐다는 측면으로 여러 가지 묘사들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양 후보에 대한 맹공도 이어갔다. 한 위원장은 원주 유세에서 양 후보에 대해 “사기대출이라는 게 이미 명명백백하게 드러났다”며 후보 사퇴를 압박했다. 신지호 국민의힘 이조(이재명·조국)심판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후보의 대출 과정에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새롭게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현재 새마을금고 중앙회 전무이사로 재임 중인 A씨가 과거 김 위원장 지지 모임인 ‘새희망포럼’에서 활동한 민주당 당직자 출신인 점, 김 위원장이 행정안전부 장관이던 2018년 당시 행안부 추천으로 A씨가 현재 자리에 임명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신 위원장은 “A씨의 존재라면 수도권에 거주하는 양 후보의 불법 사기대출이 김 위원장 지역구였던 대구 수성구 새마을금고에서 이뤄진 게 상당 부분 납득이 간다”며 “김 위원장은 양 후보의 불법 사기대출과 관련해 A이사에게서 보고를 받았는지, 대출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는지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수성 새마을금고 소재지는 (과거 지역구인) 수성갑이 아닌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인 수성을”이라며 “A씨와 양 후보 간 관계에 대해 일절 아는 바 없고, 양 후보 대출에 내가 관여했다는 의혹 제기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준혁·양문석 후보 논란이 대형 악재로 증폭돼 수도권과 부산·충청 등 접전지 선거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론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구자창 이택현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