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을 대비해 1000억 달러(약 134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패키지를 추진한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간) “나토가 창설 75주년을 맞아 이날부터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외무장관 회의를 통해 향후 5년간 1000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패키지를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그동안 나토 32개 회원국에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자금 조성을 요구해 왔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관리하는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의 통제권을 나토가 미국으로부터 넘겨받는 계획도 이번 군사지원 패키지에 포함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예산 600억 달러(약 81조원)를 의회에 요청했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을 반대하면서 나토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군사지원 패키지를 놓고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나타날 수 있는 정치적 변화에서 우크라이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토 관리들은 “이번 외무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논의될 것”이라며 “오는 7월 나토 정상회의 전까지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 회원국 간 분담 비율과 자금 조달 방법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군사지원 패키지가 승인되려면 32개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논의 과정에서 지원 규모가 1000억 달러보다 축소될 수 있다고 나토 외교관들은 전망했다. 친러시아 성향의 헝가리가 반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이번 외무장관 회의에선 오는 10월 임기가 끝나는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후임 선정에 관한 논의도 있을 예정이다. 미국을 비롯한 회원국 90%의 지지를 받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후임자로 유력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