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교계, 부활절에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선포한 바이든 비난

입력 2024-04-04 03:02
AP연합뉴스

미국 교계가 부활절과 겹친 트랜스젠더 인권의 날을 기념한 조 바이든(사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뱁티스트프레스 등 기독언론에 따르면 남침례교신학교의 앨버트 몰러 총장 등 기독교 지도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기독교의 가장 큰 절기인 부활절에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Transgender Day of Visibility)’을 선포한 것이 부적절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몰러 총장은 개인 인터넷 방송에서 “백악관의 우선순위가 매우 명확해졌다. 변명할 수 없을 정도로 공격적이고 믿을 수 없는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이 학교 앤드루 워커 교수도 X(옛 트위터)에 “미국 기독교인이 신앙의 정점인 부활절을 축하하는 동안 바이든 행정부는 트랜스젠더 날을 기념했다”고 비판했다.

기독교단체 무디센터의 제임스 스펜서 회장은 “부활절과 같은 날 트랜스젠더의 날을 선언하는 것이 어떻게 화합을 장려하는가”라며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독교에 대한 또 다른 공격을 시사한다”고 우려했다. 영화 ‘예수혁명’의 실제 모델이자 하베스트크리스천펠로십교회 창립자인 그레그 로리 목사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진심으로 지켜온 종교적 신념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고 한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부활절을 이틀 앞둔 지난달 29일 백악관 성명을 통해 “트랜스젠더의 특별한 용기와 공헌에 존경을 표한다”며 모든 미국인이 성 정체성에 따른 폭력과 차별을 끝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