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준비청년으로서 가장 힘든 것은 외로움이었어요. 명절이나 외롭고 힘들 때 우리는 갈 곳이 없어요.” 지난해 11월 자립준비청년과의 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다. 자립준비청년은 부모 양육을 받기 어려워 위탁가정이나 아동시설에서 생활하다가 독립하는 청년이다.
‘자립’이라는 뜻처럼 ‘스스로 서는 일’이란 모든 청년에게 쉽지 않다. 원가정에서 부모의 지원을 받는 청년들도 그러한데, 시설에서 생활하다가 혈혈단신으로 사회에 나온 자립준비청년들은 더 막막할 것이다. 자립준비청년들은 “정부 지원을 발판 삼아 사회에 나와도 한 번 넘어지면 쉴 곳도 없고 다시 일어서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이들을 위한 정책을 발전시켜 왔다. 기존에는 별도 사유가 없으면 18세에 시설 보호가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었다. 하지만 2022년 8월부터는 본인 의사에 따라 24세까지 보호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2022년 11월에는 자립준비청년 지원 대책을 마련해 주거 마련, 학업과 취업 지원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보호 종료 후 5년간 월 50만원의 자립수당과 자립정착금으로 1000만원을 지급하고, 지난해부터는 최소한의 본인부담금만 내면 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자립준비청년 의료비 지원 사업을 신설했다. 안정적인 주거 마련을 위해 매년 2000호의 공공임대주택을 먼저 공급하고, 전국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자립준비청년 전담 취업상담사를 배치했다. 또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자립준비청년들이 일정 기간 위탁가정·시설에서 쉬다가 도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아동복지법도 국회와 논의해 개정했다.
무엇보다 정부 지원만큼이나 자립준비청년에게 힘이 되는 것은 주변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다. 국민일보에서는 2022년 8월 ‘보호 종료 새 동행의 시작’ 기획보도를 시작으로 현재는 ‘자립준비청년에 희망디딤돌을’이라는 멘토링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언론이 앞장서서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높이고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를 끌어낸 좋은 사례다.
지난달 26일 열린 국민일보 디딤돌가족 1기 결산 좌담회에서는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멘토링 사업 평가가 진행됐다. 청년들은 자신의 미래 진로를 결정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데 멘토링이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멘토들은 멘티의 긍정적 변화를 보며 만족스럽다는 긍정적 효과를 이야기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자립준비청년은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이다. 저출산 시대에는 특히 아동과 청년 한 명 한 명이 우리 사회에서 보살핌을 받고 커나가야 한다. 정부는 청년들이 포기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심층 기사를 보도하고, 기고 지면까지 할애해 준 복음 실은 국민일보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