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0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교회가 투표 참여와 공정 선거를 촉구하고 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정책 대결은 실종되고 ‘팬덤 정치’ ‘혐오 정치’가 심화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크리스천은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신 5:32) 성경을 기반으로 공정한 투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성경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후보자의 정책과 면면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독청년단체 ‘행동하는 크리스천(행크)’은 지난달부터 크리스천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선거 후보자 정보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웹사이트 ‘Vote For Christ(보트 포 크라이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사이트(voteforchrist.kr)에는 254개 지역구 후보에 대한 프로필 정보와 함께 성경적 가치관 부합도 검증을 위해 후보자의 주요 법안 발의 이력 등 최신동향 정보를 플랫폼 형태로 제공한다. 이용자는 후보자에 대한 평점 및 리뷰를 작성할 수 있으며 이용자 참여로 완성된 프로필은 즉시 플랫폼에 반영된다.
행크 지도 목사인 장선범 포항 기쁨의교회 부목사는 한동대 학생, 자유시민교육연구원(대표 김상종) 등과 입법활동 이력, 시민단체 활동 등 후보자 면면을 조사하는 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장 목사는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프로젝트는 크리스천 후보자를 뽑자는 게 아니라 성경적 가치를 실현할 후보자를 가려내자는 것에 있다”며 “후보자의 가치관과 과거 활동 이력을 보면 성경적 가치관에 들어맞는 법을 만들 능력이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경적 가치를 세우는 거룩한 나라를 만들려면 크리스천이 올바른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독교 정체성에 반하는 법률과 조례 제정을 막아내고 시행 중인 악법과 조례를 폐기하는 데 협력하기 위한 기독단체들은 출마 후보들에게 이른바 ‘성오염(성혁명)’ 관련 정책을 질의하고 이에 대한 답변을 공개했다.
진정한평등을바라며나쁜차별금지법을반대하는전국연합(진평연) 및 거룩한방파제, 17개 광역시·도 악법대응본부는 지난달 23일부터 1일까지 열흘간 전국 17개 광역시도 국회의원 후보자 108명에게 성오염 관련 정책 질의를 시행했다. 세부 주제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차금법), 국가인권위원회의 동성애 옹호, 성전환 수술 없는 성별 정정 등이다.
차금법 제정에 대해 후보자 중 81%는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은 6%에 그쳤으며 답변 유보는 13%였다. 국가인권위원회법의 성적지향 차별금지 삭제 관련 질의엔 찬성 의견이 63.2%로 조사됐다.
정당별 정책 질의 결과를 보면 차금법 제정과 관련해 국민의힘(91%) 더불어민주당(53%) 개혁신당(67%) 새로운미래(100%)가 각각 반대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의 ‘성적지향 차별금지 삭제’ 조항과 관련해선 국민의힘 76.6%, 더불어민주당 20%, 개혁신당·새로운미래(각 33%)가 각각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진평연 집행위원장인 길원평 한동대 석좌교수는 “많은 후보자들이 차금법과 성전환 수술 없는 성별 정정을 반대한다는 결과는 고무적”이라며 “앞으로도 기독교 정체성에 반하는 법률과 조례 제정을 막아내고 시행 중인 악법과 조례를 폐기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성시화운동본부(대표회장 김상복 목사·전용태 장로)는 ‘투표하는 당신이 애국자입니다’ ‘투표하는 당신이 나라의 주인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투표 참여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운동본부는 2007년 제17대 대통령선거를 시작으로 총선 및 지방선거 때마다 투표 참여와 공명선거 캠페인을 이어왔다.
김상복 목사는 “크리스천은 나라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는 것처럼 올바른 투표 참여에도 앞장서야 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성경적 가치관에 따라 한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국민이 윤리적으로 자랑스러워할 만한 지도자들이 뽑혀서 대한민국이 재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김아영 최경식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