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예수의 표적] <55> 빵 다섯 덩어리와 물고기 두 마리

입력 2024-04-02 03:07
램버트 롬바르드(1505~1566) 作. 빵과 물고기의 기적.

호수 건너편 벳새다 들판에 예수님이 계신대
입소문이 퍼져 무리가 그리로 몰려오네
목자 없는 양 떼 같은 불쌍한 그들에게
예수님은 천국 복음을 가르치시네

날이 저물어 저녁 무렵이 되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말하네
사람들이 마을에서 각자 사 먹게 하십시오
여기는 빈들이라 먹을 걸 구할 수 없습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시니
빵 다섯 덩어리와 물고기 두 마리뿐이라 하네
예수님은 사람들을 풀밭에 앉게 하시고는
감사 기도를 한 후에 빵과 물고기를 떼어주시네

예수님이 떼어주시는 그 음식을
제자들이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눠주네
여자와 아이 외에 5천 명이나 배불리 먹고
남은 음식을 거두니 열두 바구니에 가득 차네

빵 다섯 덩어리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이나 배불리 먹이신 사건으로 이른바 오병이어(五餠二魚) 기적이다. 여자와 아이를 제외하고 5000명이므로 그들까지 전부 합하면 약 2만명 정도 되는 수효다. 이 일은 예수님이 행하신 숱한 표적 중 복음서 네 곳에 전부 기록된(마 14:13~21; 막 6:30~44; 눅 9:10~17; 요 6:5~15) 놀랍고 큰 사건이다. 복음서 기록을 종합하면 예수님은 모인 무리를 어떻게 먹이면 좋겠느냐고 제자 빌립에게 물으신다. 이때 빌립은 음식을 구하려면 200데나리온이 필요하다고 대답한다. 당시 한 데나리온의 가치는 노동자 하루 품삯이었다. 무리 중에서 빵 다섯 덩어리와 물고기 두 마리를 구해온 제자는 안드레다. 나중에 예수님은 이 표적 사건을 언급하면서 자신이야말로 하늘에서 내려온 참 떡 곧 '생명의 떡'임을 교훈하셨다.(요 6:32~35)

김영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