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학생들의 필수품은 토스의 체크카드다.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토스 계좌로 받고, 편의점에서 카드로 결제한다. 지난해 금융권 최고의 히트 정책인 대환대출 서비스의 최대 수혜자는 카카오뱅크다. 조금이라도 더 싼 금리를 찾아 시중은행에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대출 갈아타기 열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빅테크의 금융서비스는 진입 규제 완화에 힘입어 시중은행 등 전통적인 금융회사를 위협하고 있다. 토스와 카카오페이에 익숙한 어린 세대들이 기성세대가 되면 빅테크가 현재의 4대 시중은행과 같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빅테크를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해 기성 금융회사와의 건전성 규제 격차를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이자이익은 3조533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방은행 이자이익의 50%를 넘는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이자이익은 2조481억원으로 전년(1조2939억원) 대비 58% 늘었다. 토스뱅크는 55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55%, 케이뱅크는 17% 증가했다. 대환대출 서비스가 확대되며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탄 고객이 인터넷은행으로 쏠린 결과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잔액은 4분기 기준 16조4000억원으로 1년 전(14조5000억원)보다 2조원가량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는 약 3년 전 1700만명을 넘어서며 설립 5년 만에 50년 이상 역사를 가진 주요 시중은행의 고객 수를 뛰어넘었다. 카카오페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400만명, 네이버페이는 1500만명을 넘는다. 반면 삼성 금융계열사의 연합체인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애플리케이션(앱) 모니모의 MAU는 290만명에 불과하다.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에 기반을 둔 이들 서비스가 소비자의 편익을 높인 결과다.
그러나 혁신의 이면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빅테크가 낮은 수준의 건전성 규제를 적용받는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커질수록 오히려 부도 위험뿐 아니라 잠재적 금융 시스템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빅테크를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해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