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강요’ 의혹을 받는 허영인(사진) SPC그룹 회장이 건강 문제를 이유로 검찰 조사에 또 불응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임삼빈)는 이날 허 회장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려 했으나 허 회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허 회장 측은 병원에 입원 중이어서 출석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허 회장 측 관계자는 “의료진이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며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허 회장은 향후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허 회장은 지난달 검찰로부터 세 차례 출석을 요구받았으나 업무 일정 등을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네 번째 요구 끝에 지난 25일 출석했으나 가슴 통증을 호소해 조사는 1시간 만에 종료됐다.
검찰은 2019년 7월~2022년 8월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과정에 SPC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고 본다.
검찰은 지난 22일 노조 탈퇴 의혹과 관련해 황재복 SPC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황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허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도 구속 기간 중 건강 악화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일반 병실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허 회장 배임 혐의와 관련된 검찰 수사 정보를 얻기 위해 검찰 수사관 김모씨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SPC 전무 백모씨는 2022년 1월 황 대표에게 ‘김씨와 검찰 조사에 대비하는 도상훈련을 하고 코칭을 받는 게 어떻겠느냐’는 취지로 건의했고, 황 대표는 “그러면 감사하지”라고 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백씨와 김씨는 같은 달 SPC 사옥에서 도상훈련을 진행했다. 검찰은 황 대표가 “김씨에게 맛있는 것도 사주고, 술도 사 먹여라”고 백씨에게 지시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김씨는 백씨로부터 시가 50만원 상당의 SPC그룹 상품권과 골프 접대, 현금 등 총 623만여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수사관 매수 의혹에도 허 회장이 관여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신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