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 20일 이주영(42)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발표하면서 이렇게 소개했다. “소아과 기피와 의료대란 해소를 위해 끝까지 현장을 지킨 1982년생 의사.” 이 후보는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가 문을 연 2016년부터 지난 2월까지 임상부 교수로 근무했다.
그런 그가 정치에 뛰어든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라고 했다. 개혁신당은 이 후보가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갈등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는 1일 국회 개혁신당 대변인실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이 원하는 것은 더 높은 수준의 의료이고 이를 위해서는 의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정 활동을 통해 병원을 병원답게 만든 후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이끌 적임자는 자신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난 소아청소년과 의료대란 최전선에 있었던 의사”라며 “의료계 탄압을 위해 마치 고삐 풀린 말처럼 달리는 윤석열정부의 문제점을 가장 잘 풀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에게 손을 내밀었던 건 개혁신당뿐만이 아니었다. 거대 정당의 영입 제안도 받았지만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이 후보는 “다른 당에서는 구색을 갖추려 필수과 의사를 원했겠지만 개혁신당은 ‘정치’를 강요하지 않고 ‘마음대로 하셔도 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실제 인터뷰 장소에 개혁신당 관계자는 아무도 배석하지 않았다. 그는 “나 같은 정치 신인이 무슨 말을 할 줄 알고 아무도 안 오나”라며 “이런 상황 자체가 당이 개개인에게 갖는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 후보는 개혁신당의 정체성을 ‘현장 전문가 집단’으로 규정했다. 그는 “다른 당은 누군가를 심판하기 위해 탄생했지만 우리의 정체성은 현장 전문가”라며 “정치를 모르는 내가 오히려 리스크일 텐데도 감수하고 비례 1번에 배치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개혁신당 반등 전략에 대해서는 “우리는 심판보다는 진짜 ‘일’을 할 것”이라며 “개혁신당에는 현장 전문가들이 뛰고 있다. 결국 실력으로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불거지는 개혁신당·국민의힘 ‘후보 단일화’ 논의에 대해서는 “노골적인 움직임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