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지는 법을 잊었다. 정규시즌 개막전 패배 후 7연승을 몰아치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테이블세터부터 하위타선까지 물샐틈없는 공격력에 선발진의 안정감도 리그 정상급이다.
한화는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맞대결에서 14대 3 대승을 거뒀다. 선발 타자 전원이 안타를 신고했고,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황준서는 5이닝 1실점 호투로 프로 첫 승리를 챙겼다.
전날 KT 마운드를 12안타로 두들겼던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이날도 장단 18안타로 불을 뿜었다. 2사 후 집중력이 특히 돋보였다. 이날 한화가 뽑은 14점 중 12점이 2아웃 이후에 나왔다.
프로 2년 차 문현빈이 선봉장을 자처했다. 1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양 팀 타자 통틀어 가장 많은 4안타를 때려내면서 홀로 4타점 3득점을 책임졌다.
직전 시즌 홈런왕 노시환과 ‘복덩이’ 외국인 요나단 페라자는 장타 쇼를 선보였다. 각각 2회와 3회 아치를 그리면서 KT의 좌완 에이스 웨스 벤자민(3이닝 11실점)을 무너뜨리는 데 일조했다.
선발 데뷔전을 치른 황준서는 선배들의 득점 지원에 역투로 답했다. 최고 시속 149㎞의 속구에 포크볼, 커브를 섞어 KT 타자들을 연신 돌려 세웠다. 신인답지 않은 배짱과 제구력으로 승부를 피하지 않은 것이 주효했다.
주말 3연전을 쓸어 담은 한화는 8경기 7승 1패(0.875)로 단독 1위를 사수했다. 올해 전까지 한화가 정규시즌에서 1위 자리를 밟아본 것은 2014년이 최근이었다.
올 시즌 상황은 다르다. 상대 면면만 봐도 그렇다. 개막 2연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와 1승씩 나눠 가진 데 이어 지난해 3위 SSG 랜더스와 2위 KT를 맞아 연속 스윕을 달성했다.
특정 선수 한둘에 의존한 상승세도 아니다. 새 얼굴 페라자와 기존 중심타자인 채은성 노시환 외에도 젊은 국내 타자들의 성장이 뚜렷하다. 확실한 리드오프로 자리 잡은 문현빈, 하위 타선에 무게를 더하는 임종찬 등이 대표적이다.
마운드 역시 마찬가지다. 7승을 거두는 동안 3점 이상 내준 선발투수가 한 명도 없었다. 류현진·문동주와 외국인 듀오에 이어 김민우 황준서까지 호투 릴레이를 폈다.
전날 ‘천적’ 두산 베어스에 일격을 허용하며 2위로 내려앉은 KIA 타이거즈는 9대 3 설욕에 성공하며 위닝 시리즈를 챙겼다. 키움 히어로즈는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의 7이닝 무실점 완벽투에 힘입어 이틀 연속 LG를 꺾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