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부활 생명으로 갈등·분열의 벽 무너뜨리자”

입력 2024-04-01 03:00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함께 주최한 ‘2024 부활절연합예배’에 성도들과 정관계 및 교계 인사 등 7500여명이 함께했다. 예배 참석자들이 31일 서울 명성교회에서 이철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의 ‘네가 믿느냐’ 제목의 설교를 듣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부활 생명의 복음으로 민족의 희망이 됩시다.”

부활주일인 31일 서울 명성교회(김하나 목사)에서 열린 ‘2024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에 참석한 7500여명의 교인은 부활 생명의 복음으로 민족에 희망을 전하자고 다짐했다. 90분 가까이 이어진 예배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정관계 및 교계 인사들이 참석해 성도들과 부활의 기쁨을 나눴다.

오정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장의 인도로 드려진 예배는 임석웅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의 기도,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예배는 대회장인 장종현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의 대회사로 막이 올랐다.

장 대표회장은 “교회는 모든 갈등과 분열의 막힌 담을 예수 그리스도 부활 생명으로 무너뜨리고 다시 대한민국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면서 “부활절을 기점으로 한국교회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자”고 밝혔다. 장 대표회장은 “한국교회가 대통령과 위정자, 국민을 위해 힘써 기도하고 경제회복과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하고 예배드리자”고 덧붙였다.

‘네가 믿느냐’란 제목으로 설교를 전한 이철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은 “부활의 증인으로 부름받은 우리가 말씀을 따라 날마다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자”면서 “복음의 증인으로 사는 삶 속에 영원한 희망이 있다는 부활 신앙을 믿고 참된 신앙인의 길을 걷자”고 권했다. 이 감독회장은 “올해 부활절이 이 땅의 모든 기독교인이 회복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면서 “한국교회가 다시 살아나는 기회로 삼아 나라와 민족을 위해 쓰임받는 교회로 부활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홍석 예장고신 총회장의 집례로 거행된 성찬식은 예배 전 각 자리에 비치한 ‘성찬 키트’를 활용해 진행됐다. 교인들은 김 총회장의 인도에 따라 전병과 포도주를 차례대로 먹고 마셨다.

예배 후 이어진 ‘환영과 결단’ 시간에는 교계 보수·진보 연합기관을 대표해 정서영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영훈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표총회장, 윤창섭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NCCK)회장이 격려사와 축사를 낭독했다.

윤 회장은 “조속히 남과 북이 대화에 나서고 양극화와 갈등의 현장이 상호존중의 자리로 변화하는 출발점이 이번 부활절이 돼야 한다”면서 “대한민국의 교회는 세계 곳곳의 전쟁과 굶주림, 가난 해결에 책임감을 갖고 인류 공동의 삶에 관심을 갖자”고 제안했다.

정 대표회장은 “용서와 사랑만이 멀어진 관계를 하나 되게 할 수 있다”면서 “정죄에서 용서받은 우리가 할 일은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일인데 이번 부활절이 멀어진 관계를 잇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대표총회장도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에 담긴 희망의 역사는 하나님이 주신 변치 않는 영원한 희망”이라며 “분열과 갈등으로 신음하는 우리 사회와 교계에 부활의 생명과 희망이 전해져 화해와 일치, 국민 대통합의 역사를 이뤄 나가자”고 말했다.

부활의 생명과 능력만이 한국교회의 유일한 희망임을 고백하는 내용의 선언문도 발표됐다.

선언문은 조일구(예수교대한성결교회) 류춘배(예장백석대신) 총회장이 한목소리로 낭독했다. 이들은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진정한 예배자로 살아가기를 힘쓰고 부활과 생명의 복음 아래 통일이 이뤄지도록 소망하며 더욱 힘써 기도하자”면서 “하나님 나라가 우리를 통해 이 땅 위에 임하기를 위해 더욱 힘쓰자”고 했다.

부활절연합예배 헌금은 서울·경기 지역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장기 체류 이주 아동 333명의 학용품과 교복 구입을 위해 전액 쓰인다.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에는 69개 교단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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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