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수익성 강화 덕?… 영업익 7000억원 육박

입력 2024-04-01 04:04
서울 강서구의 한 음식점 앞에 배달앱 3사 스티커가 붙어있다. 뉴시스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7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냈다. 2년 연속 대규모 흑자를 내면서 독일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는 배민 인수 이후 처음으로 4000억원 넘는 배당금을 가져갔다. 배달앱 시장 2위 자리를 놓고 요기요와 쿠팡이츠는 자사 멤버십 회원에 배달료 무료 혜택을 강화하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31일 우아한형제들 공시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3조4155억원으로 전년(2조9471억원)보다 15.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998억원으로 전년(4241억원) 대비 65% 늘었다. 이머커스 1위 업체인 쿠팡의 지난해 영업이익(6174억원)보다 높은 수치다. 배민 관계자는 “B마트 등 그동안 지속적으로 투자해 온 커머스 사업이 결실을 보고, 알뜰배달 등 신규 서비스로 이용자 확보·유지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2022년 단건 배달 서비스(배민1)의 중개 수수료를 6.8%의 정률제로 개편하고, 배달비를 1000원 인상하면서 그해 4241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에도 단건 배달 등 정률제 수수료 기반 서비스(알뜰배달·한집배달)를 확대하며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0.5%로 전년보다 6.1%포인트 높아졌다.

호실적이 이어지자 독일 모기업 DH는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2020년 4조7500억원을 투자해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DH는 지난해 처음 4127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올해 전망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2018년부터 3년간 매년 2배 가까운 성장 속도를 기록하던 매출 증가율이 2022년 46.7%로 낮아졌고 지난해엔 15.9%로 떨어졌다.

경쟁 업체들은 프로모션을 강화하며 배민의 뒤를 쫓고 있다. 요기요는 배달 멤버십 ‘요기패스X’ 구독비를 2900원으로 인하했다. 지난해 11월 9900원이던 멤버십 요금을 4900원으로 낮춘 데 이어 두 번째 가격인하다. 무료배달 도입으로 맹추격에 나선 쿠팡이츠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1400만명의 쿠팡 유료회원을 등에 업은 쿠팡이츠는 와우회원 대상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고 순차 적용에 나섰다. 무제한 무료배달은 주문 횟수와 금액, 거리에 제한이 없다. 쿠폰 할인도 중복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월간활성이용자 수(MAU) 기준 배민·요기요·쿠팡이츠의 2월 점유율은 각각 65%, 18%, 17% 수준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요기요를 턱밑까지 추격한 쿠팡이츠가 로켓배송·쿠팡플레이 연계에 이어 무료배달까지 도입하면서 조만간 2위 자리에 오를 것”며 “쿠팡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플랫폼 공습에 대항하기 위해 쿠팡이츠 혜택을 강화해 멤버십 충성도를 높이려는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