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위해 한국증권금융과 협상에 나서면서 최대주주가 아닌 나머지 주주들의 지분 인수 방식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관건은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해줄지다. 우리금융은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증권업 진출을 위해 포스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인수 대상은 증권금융이 보유한 포스증권 지분 51.68%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포스증권 인수 후 우리종금과 합병할 계획이다. 기업금융(IB) 비즈니스를 하는 우리종금에 증권 라이선스를 보유한 포스증권을 합병해 종금증권사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2010년 메리츠증권과 메리츠종금의 합병을 통해 탄생한 메리츠종금증권(현 메리츠증권)이 부동산 금융 특화 증권사로 급성장한 사례가 있다.
다만 인수 후 합병을 용이하게 하려면 나머지 48.32%의 지분도 우리금융이 확보하거나 우군으로 만들어야 한다. 포스증권은 한국증권금융 외에도 핀테크 기업 파운트가 28.64%를 보유 중이다. 이밖에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한국예탁결제원 등 기관이 주요 주주다.
우리금융은 아직 나머지 주주의 지분 확보 방안을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 최대주주에게는 통상 20~3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부여하지만 나머지 주주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줄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최대주주에게 제시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소액주주 지분을 확보한 적이 있어서다.
우리금융은 증권업과 연관이 있는 계열사를 100% 완전 자회사로 미리 바꿔 놓았다. 지난해 8월 8일 50%대 지분을 갖고 있었던 우리종금과 우리벤처 지분을 100%로 만들기 위해 소액주주에게 우리금융 신주를 주고 대신 이들의 지분을 넘겨받았다. 당시 소액주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교환가액을 책정하면서 이들의 권익을 보장해주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우리벤처 교환가액으로는 주당 2657원을 책정했는데, 이는 상장 당시 공모가(58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보다 앞서 우리벤처를 다올투자증권에서 인수할 당시 인정한 가격은 주당 약 4086원이어서 당시 소액주주들로부터 차별적인 조건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3월부터 증권사와 보험사 등 인수를 추진해오고 있다. 국내 4대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 중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는 곳은 우리금융뿐이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