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손발이 묶인 채 피랍되는 듯한 가짜 이미지(사진)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유하면서 정치 폭력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결박당한 바이든 대통령 이미지가 담긴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며 “대선 캠페인에서 점점 더 폭력적이고 인신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트루스소셜에 올린 건 뉴욕주 롱아일랜드로 향하던 중 도로에서 발견한 픽업트럭 영상이다. 영상에서 ‘트럼프 2024’ 스티커를 붙인 트럭은 바이든 대통령이 결박당한 채 누워 있는 그림을 트렁크에 붙인 채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NYT는 해당 이미지에 대해 “친트럼프 단체 사이에서 널리 유포됐고, 인터넷에서 차량 스티커로 판매 중”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캠프 홍보국장 마이클 타일러는 “트럼프는 일상적으로 정치적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선을 앞두고 음모론과 가짜뉴스도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최근 엑스(옛 트위터)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는 우크라이나 편에 서 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10년간 지속된 러시아의 점령으로부터 키이우를 해방시키는 데 필요한 것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하는 동영상이 퍼졌다. 영상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를 키이우와 혼동해 말했는데, 이는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딥페이크다. AFP는 “고령의 바이든이 자주 사실을 혼동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해 공직에 적합하지 않다는 공격을 하려고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지난해 8월 부패 혐의로 수감된 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영상도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됐는데 이것 역시 딥페이크였다. 보수 인터넷 뉴스매체 ‘게이트웨이 펀딧’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전세기를 동원해 서류 미비 이민자 32만명을 비밀리에 미국 전역의 43개 공항으로 보냈는데, 이는 대선 사기를 위한 것”이라는 내용의 가짜뉴스도 올라왔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