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남 두 아들도 ‘아빠찬스’… 민주, 부동산 논란 또 터졌다

입력 2024-04-01 04:06
광주 서을에 출마한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후보.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출마 후보들의 개인적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민주당은 “개별 후보가 대응할 문제”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자칫 총선 판도를 뒤흔들 대형 악재로 비화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광주 서을에 출마한 양부남 민주당 후보가 20대 두 아들에게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단독주택을 증여한 사실이 31일 알려졌다. 같은 당 공영운 후보(경기 화성을)가 군 복무 중이던 아들에게 성수동 주택을 증여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양 후보 문제까지 추가로 터져 나오면서 이른바 ‘아빠찬스’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딸 명의로 11억원을 ‘편법 대출’ 받은 양문석 민주당 후보(경기 안산갑)를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된 양 후보의 재산 내역을 보면 양 후보의 두 아들은 한남3구역 내 지상 3층, 지하 1층의 단독주택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해당 주택은 2019년 11월 양 후보의 배우자가 두 아들에게 증여했으며 당시 장남은 25세, 차남은 23세였다.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2019년 3월 사업시행계획 인가가 났다. 사업시행 인가가 난 8개월 후 증여가 이뤄진 것이다. 양 후보는 당시 소득이 없던 두 아들을 대신해 증여세를 내줬다.

양 후보는 선관위에 해당 주택이 9억3600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신고했다. 다만 재개발 호재로 인해 실제 가치는 이보다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양 후보 측은 세금을 모두 납부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증여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양 후보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2019년 문재인정부에서 공직자들에게 1주택을 권고했고, 당시 광주지검장으로 광주에서 생활하던 양 후보는 한남동 집을 정리하려 했으나 아들들이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별도로 집을 얻어줄 바엔 한남동 집을 증여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양 후보는 별도 입장문에서 “‘부모찬스’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아들에게 물려준 한남동 주택은 ‘편법 대출’도 없었고 ‘꼼수 증여’도 아닌 적법한 절차에 따른 정상적인 증여”라며 자신이 대납한 증여세에 대해선 “향후 두 아들에게 수입이 발생하면 증여 금액을 받을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양문석 후보의 딸 명의 ‘편법 대출’에 이어 공 후보와 양부남 후보의 ‘꼼수 증여’ 문제가 터져 나오자 민주당은 난감한 표정이다.

경기 화성을에서 공 후보와 맞붙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공 후보의 딸이 현대글로비스에 재직 중인 것이 맞느냐’고 공개 질문하며 또 다른 ‘아빠찬스’ 의혹을 제기했다. 공 후보는 현대자동차 사장 출신이며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의 핵심 계열사다.

후보들의 각종 의혹이 쏟아지는 데 대해 민주당은 중앙당 차원의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강민석 대변인은 “후보 본인이 설명할 것은 설명하고 선거대책위원회 차원에서 답변 드릴 내용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후보 개인의 문제로 국한하면서 민주당은 ‘거리두기’를 하겠다는 의도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논란 자체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대세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정부 심판론’ 바람이 거세 후보들의 의혹이 전체 판세를 움직이기엔 부족하지만, 해당 후보의 지역구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선 신용일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