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함께 키워요”… 제주도, ‘가로수 입양제’ 첫 운영

입력 2024-04-01 04:02

제주도가 가로수에 관한 도민 인식을 높이기 위해 가로수 입양제를 도입한다.

‘반려 가로수 입양제’는 반려동물처럼 가로수를 입양해 행정기관이 아닌 도민이 자율적으로 관리하도록 한 제도다. 기간은 2년이며, 올해 시범 운영기간에는 기업·기관·단체를 대상으로만 운영한다.

제주도가 정한 올해 가로수 입양 노선은 국립제주박물관~사라봉 입구, 롯데마트 사거리~한화아파트 사거리, 제주시민복지타운 광장 앞 등 총 6개 2660m 구간이다.

참여를 원하는 단체가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가로수를 분양한다. 입양이 결정된 단체에는 인증서가 지급되고, 가로수 노선 현장에는 단체 실명이 적힌 안내판이 설치된다. 가로수를 입양한 단체는 해당 구간 식수대의 잡초를 뽑거나 쓰레기 줍기, 필요시 물 주기, 가꾸기 등의 활동을 자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꽃이나 관목 심기 등에 소요되는 물품은 도가 지원한다. 해당 수종 관리에 대한 컨설팅도 원할 경우 받을 수 있다.

제주도는 반려 가로수 입양제가 가로수에 대한 도민 관심을 높이고, 도시녹화를 촉진하는 등 가로수 관리의 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시범 운영 후 점차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제주지역에는 총 343개 노선 755.9㎞ 구간에 총 12만2924본의 가로수가 식재돼 있다. 이 가운데 후박나무 녹나무 먼나무 담팔수 등 상록수가 7만4896본, 왕벚나무 팽나무 은행나무 배롱나무 등 낙엽수가 4만8028본을 차지한다.

이경준 제주도 산림녹지과장은 31일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도심 속 자연인 가로수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도민이 직접 가로수의 주인이 되어 정성스럽게 가꾸는 과정을 통해 도민사회의 환경 인식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올해 반려 가로수 입양제와 함께, 노선별 가로수 현황을 지리정보시스템과 연계해 디지털 정보로 구축하는 등 가로수 관리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