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우리은행이 팀 통산 12번째 여자프로농구(WKBL)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섰다. 열세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우리은행은 베테랑들을 투혼을 앞세워 관록의 우승을 일궈냈다. 김단비는 2회 연속 챔프전 최우수선수(MVP)에 올라 진정한 ‘우승 청부사’로 거듭났다.
우리은행은 30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WKBL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4차전에서 청주 KB를 78대 72로 꺾었다. 시리즈 3승 1패를 달성한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우승하며 ‘디펜딩 챔프’의 자존심을 지켰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2위로 봄 농구를 시작했다. 챔프전 상대는 27승 3패의 압도적 성적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던 KB였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전적 2승 4패로 열세였고, KB의 국보센터 박지수가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어 우승이 힘들 거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번엔 정말 어렵지만 부딪쳐보겠다”고 강조했던 위 감독은 챔프전에서 베테랑들을 중용했다. 신장 180㎝의 ‘에이스’ 김단비가 자신보다 16㎝ 큰 박지수(196㎝)를 골밑에서 막아냈다. 김단비는 매 경기 “대단한 센터를 막는 게 힘들다”면서도 육탄 방어를 선보였다. 박지현, 나윤정, 이명관 등은 번갈아 도움수비에 가세했다. 챔프전 MVP 3회 경력의 박혜진은 정규리그 내내 부상 여파로 고전했으나 수비, 리바운드 등 궂은일에 치중하며 보이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공수 만능 포워드 김단비는 최종 4차전에서 24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올렸다. 기자단 투표 59표 중 58표를 휩쓸며 2연속 챔프전 MVP에 등극했다. 2007-2008시즌 인천 신한은행에서 데뷔해 다섯 차례 우승을 경험한 그는 우리은행 이적 후 두 시즌 동안 팀을 정상에 올려놓으며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우리은행은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국내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챔프전 최다 우승이라는 신기록을 썼다. 우리은행은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달성한 한국시리즈 11회 우승(해태 시절 포함) 기록을 넘어섰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