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일각에서 (이번 총선에서) 과반수를 넘어 압도적 다수 (의석을 얻는다는) 얘기들을 하고 있던데, 정말 큰일 날 얘기”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 판세가 야권에 유리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칫 선거 막바지에 불거질 수 있는 ‘막말 리스크’의 사전 봉쇄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대장동 개발 및 성남 FC 비리 의혹’ 관련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던 차량 안에서 유튜브 생방송을 하던 중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그것은 보수 결집을 노린, 우리 민주개혁 진영의 방심·교만을 노린 작전, 일종의 음모”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을 겨냥해서는 “행정 권력만으로도 이렇게 나라를 후퇴시켰는데 실제로 입법권까지 그들(여당)이 가지게 되면 국회를 그들이 장악하게 될 경우 상상이나 할 수 있겠나”라며 “저는 정말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해찬 민주당 상임 공동선대위원장도 경기 성남분당갑 이광재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면서 “여당 대표는 상대방에게 할 수 없는 욕설까지 퍼붓고 있다”며 “중앙캠프와 후보들 모두 (여당의) 흠잡기, 막말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8일 서울 신촌 유세에서 야권을 향해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이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또 “흑색선전과 막말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민주당 후보들에 대해 다른 당 후보들뿐 아니라 일부 언론들이 가짜뉴스를 뿌리거나 의혹을 침소봉대하는 일이 앞으로 더 심해질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겸손하고 진중하게 품위 있는 유세, 선거 운동을 통해서 국민들의 드높은 심판 의지를 받아오는 데 전념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총선 막바지에 터져나온 후보자들의 재산 논란에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양문석 후보(안산갑 출마)는 ‘자녀 편법 대출’ 논란이 불거졌고, 공영운 후보(경기 화성을 출마)는 ‘주택 투기·자녀 꼼수 증여 의혹’에 휩싸였다. 앞서 민주당은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졌던 이영선 후보(세종갑 출마)를 공천 취소하고 제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홍익표 원내대표는 YTN라디오에서 양 후보 논란에 대해 “당시 ‘영끌’ 논쟁 속에서 약간의 편법적 대출을 통해 대학생 자녀가 상당한 금액의 대출을 낸 것은 다소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후 당내에서 다시 논의될 수 있다면 평가 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공 후보 논란에 대해서는 “국민들 감정에는 좀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증여세를 제대로 냈다면 큰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구자창 이동환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