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쇄신 한다던 카카오, 카모 대표 재선임 논란

입력 2024-03-28 04:02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종각 오피스 앞에서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 소속 조합원들이 경영진을 규탄하는 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으로부터 해임 권고를 받은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카모) 대표 임기가 1년 연장됐다. 카카오는 정신아 대표 내정자를 내세우며 쇄신을 예고했지만 변화는커녕 논란만 키운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카모는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류 대표의 1년 연임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류 대표는 “회사를 둘러싼 여러 우려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경영 쇄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상생 경영 체계를 마련하고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위법한 방식으로 매출을 부풀린 혐의로 카모 법인 등에 9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류 대표에 대한 해임을 권고하는 등 최고 수위 제재를 지난달 카모에 통지했다.

카모는 금감원 판단을 존중해 재무제표상 기준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총에서 카모는 금감원 지침에 따라 순액법을 적용해 작성한 지난해 재무제표를 승인받았지만, 류 대표 연임안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앞으로 금융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 심의·의결 절차를 거쳐 그의 해임안이 확정될 경우 카카오 비판론은 더 커질 전망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권기수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음악콘텐츠부문장과 장윤중 글로벌전략책임자(GSO)를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2021년부터 카카오엔터를 이끌던 김성수·이진수 각자 대표 체제가 공동 대표 체제로 대체될 전망이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 등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카카오엔터 임원진을 교체한 것이다. 카카오엔터 쇄신안은 다음 달 발표될 예정이다.

카카오 노조는 이날 서울 종로구 카카오엔터 종각오피스 앞에서 인적 쇄신과 근무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인원 감축과 검찰 수사 등으로 불만이 커진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불투명한 사업 환경과 연이은 구조조정으로 불안감이 누적됐고 사법리스크 문제도 해결이 안 됐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