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80% “보수-진보 사회 갈등 가장 심각”

입력 2024-03-27 04:03 수정 2024-03-27 04:03

지난해 한국인 5명 중 4명 이상은 보수와 진보의 진영 갈등을 심각하게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진영 갈등 다음으로는 빈부 간, 노사 간 갈등이 심각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국민의 82.9%는 보수와 진보 간의 갈등 수준이 심각하다고 인식했다. 해당 갈등의 심각성을 묻는 말에 ‘약간 심하다’와 ‘매우 심하다’로 답한 비율을 합한 수치다. 보수·진보 갈등이 심각하다는 인식률은 19~29세부터 60세 이상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80%를 초과했다. 특히 40대에서는 갈등 인식률이 84.2%에 달했다.

진영 갈등 다음으로는 빈곤층과 중상층(76.1%), 근로자와 고용주(68.9%) 간 갈등이 심각하다는 답변이 많았다. 남녀 간 갈등(42.2%)과 종교 간 갈등(42.3%)은 8가지 갈등 유형 중 갈등 인식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남녀 갈등과 종교 갈등에 대한 인식률이 각각 5.0% 포인트, 12.5% 포인트 하락했다. 갈등이 완화됐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다른 갈등 유형도 인식률이 소폭 하락했다. 보수·진보 간 갈등만 유일하게 ‘갈등 심각’ 인식률이 0.3% 포인트 올랐다.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고 답한 한국인은 74.1%로 1년 전보다 1.3% 포인트 줄었다. 특히 소득 수준에 따라 답변 정도가 달랐다. 월 소득이 500만~600만원인 응답자는 80.3%가 긍정 답변을 내놓았지만 월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응답자는 54.6%만이 삶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노년층의 사회적 고립 양상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자신이 ‘외롭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18.5%였는데, 60세 이상은 24.0%가 외롭다고 답해 큰 차이를 보였다. 외롭다는 답변이 가장 적은 30대(14.2%)와 비교하면 9.8% 포인트나 많았다. 노년층은 사회적 관계망도 빈약한 편이었다. 응답자 51.0%는 어려울 때 경제적으로 도와줄 사람이 있다고 답한 반면 60세 이상은 37.9%만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