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은 여성 20%는 자녀를 희망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혼 남성 역시 14%가 자녀를 원하지 않았다.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자녀에 대해 96%는 ‘양육비용’을 가장 크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육 과정에서 겪게 될 경제적 부담 때문에 출산을 꺼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저출산 인식을 알아보기 위한 ‘제1차 국민인구행태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26일 공개했다. 20~44세 미혼 여성이 희망하는 자녀 수는 평균 1.43명으로 집계됐다. 2명이 47.7%로 가장 많았다. 1명을 원한다는 응답은 23.8%로 뒤를 이었고 3명은 6.5%, 4명 이상은 1% 등으로 낮게 나타났다. 자녀를 원하지 않는다(0명)는 응답도 21.1%로 나타나 미혼 여성의 5분의 1에 달했다. 미혼 남성 역시 2명의 자녀를 희망한다는 응답이 54.6%로 가장 높았지만, 무자녀 선호도도 13.4%로 높게 나타났다.
기혼 여성의 경우 희망 자녀 수는 평균 1.71명으로 미혼 여성보다 다소 높았다. 희망 자녀 수가 2명이라는 응답이 50.2%로 절반에 달했다. 1명은 31%, 3명은 10%였고, 0명은 6.3%로 뒤를 이었다. 협회는 “희망 자녀 수를 통해 미래의 출산율, 특히 인구학적 및 사회경제학적 특성별 인구집단의 출산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육비용에 크게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임기 인구(20~44세)가 자녀에 대해 갖는 가치관으로 ‘자녀는 성장기에 비용이 많이 든다(양육비용)’에 동의하는 비율은 96%로 가장 높았다. ‘부모가 자녀를 키우며 정신적으로 성장한다’는 응답도 92.3%로 높았지만 ‘자녀들이 겪게 될 미래가 걱정된다’ 88.8%, ‘자녀는 여성의 경력에 제약이 된다’ 77.6%, ‘자녀는 부모의 자유에 제약을 준다’ 72.8% 등으로 부정적 응답도 다수였다.
출산 후 아이를 키울 때 가장 이상적인 육아휴직 배분 방식으로 ‘엄마와 아빠 반반씩 사용’을 꼽은 비율은 미혼 여성이 77.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미혼 남성(64.9%), 기혼 여성(70.9%), 기혼 남성(60.6%) 순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반반씩 사용’을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차선으로 ‘엄마 대부분 사용, 아빠 약간 사용’을 간주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엄마만 주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남성 육아휴직 사용 여건의 성숙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