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가전 경쟁력을 놓고 LG전자와 삼성전자 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AI 가전의 시초는 사실 우리가 만들어낸 업(UP) 가전”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판매량을 적극 홍보하며 ‘AI 가전=삼성’ 공식을 확산하는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조 대표는 “세탁기에 대한 제품 경쟁력은 LG전자가 가지고 있는 걸 여러분도 다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주총장에선 올레드 TV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삼성전자와의 장외 공방도 언급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올레드 TV 시장에 10년 만에 재진출하고 올해 제품 라인업을 대폭 확대했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은 올레드 TV 사업의 차별화 전략에 대한 주주 질문에 “경쟁사(삼성전자)가 10년 동안 저희 올레드에 대해 많은 비방을 하고 (관련 사업을) 안 하겠다고 그러다가 결국 들어왔는데, 저희는 이를 기회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경쟁사 진입은 시장 확대 측면에서 굉장히 도움이 된다”며 “우리가 제품 경쟁력 우위를 가져가면서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계속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초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4’에서 공개한 AI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주총장에 선보였다. CES에서 AI를 ‘공감지능’으로 재정의한 조 대표는 “(AI의) 공감 과정은 우리 제품에 하나씩 녹아 들어가면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