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쿡이 간다” 아이폰 판매 급감에 애플, 친중국 행보

입력 2024-03-27 00:04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사진)가 혼합현실(MR) 기기 ‘비전 프로’를 올해 중국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이 최근 급감하자 시장 분위기를 우호적으로 바꾸려고 쿡 CEO가 팔을 걷어붙인 모습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중국을 방문 중인 쿡 CEO는 중국 관영 매체 CCTV에서 공개한 영상에서 ‘올해 비전 프로가 중국에 출시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현재 북미 지역에서 판매 중인 비전 프로를 올해 중국 시장에 출시하겠다는 의미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지난 2월 출시한 MR 헤드셋이다. 눈이나 손가락 움직임을 감지해 앱을 조작하고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출시 초기 3500달러 이상의 고가인데도 20만대 이상 판매됐다. 하지만 기기가 무거운 데다 활용 가능한 앱도 제한적이어서 반품 물량이 발생했다.

쿡 CEO는 친중국 메시지를 거듭 내놨다. 그는 “나는 중국을 사랑하고 이곳에 있는 것을 사랑하며 사람들과 문화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베이징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을 만나 중국에 대한 투자를 약속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 공급망, 연구·개발(R&D), 매장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쿡 CEO에게 “중국은 미국, 중국 기업을 위한 공정하고 안정적이며 예측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 조성을 위해 미국과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또 중국 기업 바이두의 인공지능(AI) 모델을 아이폰에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 규제를 피하고 시장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올해 들어 6주간 작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공무원과 국영기업 직원 등에게 아이폰 금지령을 내린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