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떨어진 기생생물… 원작 확장한 ‘기생수 : 더 그레이’

입력 2024-03-27 04:08

어느 날 전 세계에 정체불명의 기생생물이 등장해 사람들의 뇌를 빼앗기 시작했다. 한국에 떨어진 기생생물은 등장과 동시에 그 정체가 알려지고, 이들을 소탕하는 전담팀 ‘더 그레이’가 생긴다. 이에 맞서 기생생물들도 조직을 만들어 세력을 키우고 인간을 위협한다. 인간도 기생생물도 아닌 돌연변이 수인(전소니)은 양쪽 모두에게 위협일까, 공존을 위한 열쇠일까.

다음 달 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이와아키 히토시 작가의 만화 ‘기생수’를 각색한 작품이다. 총 6부작으로 구성됐다. ‘기생수: 더 그레이’의 각본을 공동 집필하고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26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사진)에서 “이번 작품은 원작과는 완전히 별개의 내용”이라며 “원작의 내용이 현재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설정 위에서 ‘더 그레이’의 내용이 전개된다”고 설명했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원작에서 세계관만 가져와 한국의 이야기로 새롭게 써내려간 만큼 원작과 펼쳐지는 상황이 다르다. 원작에서는 기생생물이 주인공 이즈미 신이치의 오른손에만 기생했다면, 이 작품에서 기생생물 ‘하이디’는 수인의 뇌 일부만 지배해서 하루에 최대 15분 정도만 수인을 통제할 수 있다.

또 하나 크게 달라진 점은 기생생물의 존재가 알려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원작은 기생생물의 존재가 알려지는 데에 많은 시간이 할애됐다면 ‘기생수: 더 그레이’는 첫 화부터 기생생물의 존재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간다.

작품이 담고 있는 이야기도 더 확장됐다. 기생생물 전담팀 ‘더 그레이’가 등장하면서 인간 조직과 기생생물 조직, 경찰 조직 같은 조직과 그 안에서의 개인을 다루며 원작이 담고 있던 ‘공존’이란 메시지를 키웠다. 여기서 수인의 존재는 더욱 부각된다. 인간도 기생생물도 아닌 중간의, 회색 같은 존재인 수인은 인간에게도 기생생물에게도 적이자 위협이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