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5개월 만에 반등했다. 농산물 가격 급등에 체감 물가가 상승하면서 소비자 불안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내수 부진에 소비심리 상승세도 4개월 만에 꺾였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3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2% 포인트 오른 3.2%를 기록했다. 이 지표는 지난해 10~11월 3.4%에서 12월 3.2%, 1~2월 3.0% 등 점차 하락하다가 이달 다시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기업·가계 등 경제주체들이 현재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미래의 물가상승률을 뜻한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1%로 다시 튀어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농산물 등의 체감 물가가 상승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국제유가 오름세,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1년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품목으로 농축수산물을 꼽은 응답자 비중은 63.4%로 전월보다 11.9% 포인트 늘었으며, 공공요금(54.2%), 석유류 제품(27.0%), 개인서비스(19.2%) 순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심리도 다시 위축됐다. 3월 소비심리지수(CCSI)는 100.7로 전월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1월 97.3에서 올해 2월 101.9까지 올랐으나, 4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소비심리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보다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시각이,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고 해석된다. 황 팀장은 “농산물 가격 등 체감 물가 상승, 내수 부진 등 영향으로 상승세가 주춤했다”고 말했다.
향후 금리는 내리고 집값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졌다. 금리수준전망CSI(98)는 2포인트 하락하고, 주택가격전망CSI(95)는 3포인트 오른 것이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락세지만 시중 금리 하락으로 대출금리가 내리면서 관련 지수가 올랐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