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벨트 찾은 이재명… “없으면 낫지 않나” 또 탄핵 거론

입력 2024-03-26 04:0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경남 양산시 남부시장에서 4·10 총선에 출마하는 이재영 후보(양산갑·왼쪽)와 김두관 후보(양산을)의 손을 잡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경남 거제와 창원·김해·양산 등 ‘낙동강 벨트’를 돌면서 ‘정부 심판론’ 확산에 주력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5일 경남 거제와 창원·김해·양산을 돌았다. 비수도권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낙동강 벨트’ 공략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경남에서도 ‘정부 심판론’ 확산에 주력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소속의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추진했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구상이 윤석열정부에 의해 좌초됐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투표지는 종이로 만든 탄환이라고 한다”며 “이번 기회에 이 나라가 민주공화국이라는 것을 확실히 증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창원 경남도당에서 열린 현장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경남에서 주력 산업은 쇠퇴하고 청년들은 계속 빠져나가는데 집권여당은 ‘부·울·경 메가시티’를 좌초시키고 수도권 일부를 서울로 편입하는 ‘메가시티 서울’만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지역균형발전은 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관통해 온 민주당의 오랜 꿈”이라며 “‘부·울·경 메가시티’를 부활시켜 경남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상임선대위원장도 “민주당 정부가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자 제시했던 ‘부·울·경 메가시티’가 어이없이 좌초돼 기가 막힌다”며 “지역균형발전은 시혜성 정책이 아니라 국가의 존폐가 달린 과제”라고 거들었다.

민주당은 최근의 지지율 상승세를 기반으로 부산·경남(PK) 지역에서 두 자릿수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4년 전인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PK에서 7석을 얻었다.

이 대표는 창원 반송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경상도 사투리를 쓰며 “분위기가 확실히 디비질(뒤집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반드시 과반 의석을 얻어야 국회의장도 차지하고, 독자적으로 강력하고 신속하게 개혁 입법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경남 김해 카페거리에서 김정호(오른쪽) 김해을 국회의원 후보, 이혜영 장유3동 시의원 후보와 함께 주민들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이 대표는 거제, 창원, 양산 등 경남 일대 ‘낙동강벨트’ 요충지를 찾아 후보 지원 유세를 벌였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김해 율하 카페거리를 방문해 대통령 탄핵을 연상시키는 발언을 또 꺼냈다. 이 대표는 “이렇게 (나라가) 순식간에 망가지는 것을 본 일 있나”라며 “차라리 (윤석열정부가) 없으면 낫지 않았겠냐”고 반문했다.

창원 현장 기자회견에서는 물가상승을 언급하며 윤석열정부의 경제정책을 때렸다. 그는 “서민들은 단돈 100원이라도 아끼려고 좀 더 싼 곳을 찾아 발품 팔기 바쁜데 윤석열 대통령은 물가를 잡는 데 아무 관심도, 능력도 없다”며 “국민의 삶을 망가뜨려 놓고 반성조차 하지 않는 ‘구제불능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제안한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을 놓고 국민의힘이 고물가를 더 부추길 수 있다며 ‘매표 행위’라고 비판한 데 대해 “정상적인 판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맞받아쳤다. 이 대표는 “13조원 정도를 지역화폐로 지급했을 때 침체된 경제를 얼마나 활성화할 수 있는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매출 증대를 통한 경제적 지원 효과가 얼마나 큰지, 그로 인해 경기가 활성화되면 세수 증대로 인한 재정 확보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양산 남부시장을 방문해 윤 대통령을 ‘사기꾼’에 빗댄 듯한 발언도 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이) 갑자기 선거 때 되니까 전국을 다니며 ‘이거 해줄게’ ‘저거 할게’ 약속한 것이 무려 1000조원 된다는 것 아니겠냐”며 “우리 동네에 사기꾼 식별하는 법이 여러 가지 있다. 말 같지 않은 말 하는 사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인데 안 하고 ‘이거 해주면 할게’라고 말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선 이동환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