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업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혁신적 경영 전략을 추진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뿐 아니라 첨단 기술과 경영 철학까지 아우르는 비전을 제시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속가능한 기업의 자격 요건이 더 까다로워진 모습이다.
기존 산업 패러다임을 뒤흔든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초격차 기술 확보는 어느 때보다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기업은 AI 기술 발전으로 열린 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연구·개발(R&D)과 전략적 시설투자 등이 지속성장의 기반이라는 믿음이 더 확고해진 모습이다. ‘모두를 위한 AI’라는 전략적 메시지를 내세운 신제품 개발뿐 아니라 이러한 제품군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는 브랜드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모두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기업 정책은 브랜드 마케팅 차원에만 그치지 않는다. 아동·청소년과 느린 학습자들이 안전하게 가전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쉬운 글 가전 사용법이 배포되고 있다. 3년 전부터는 청각·언어장애 고객의 가전 사용을 돕기 위한 수어 화상 상담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환경을 우선시하는 기업 문화는 그룹 전체의 현안으로 자리 잡았다. 그간 개별 기업 위주로 제시됐던 탄소중립 추진 계획은 그룹 차원의 종합 보고서 형태로 공개되기 시작했다. 그룹 차원에서 마련된 탄소중립 로드맵은 그동안 계열사별로 차이를 보였던 탄소중립 실행안을 더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한다. ESG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그룹 최고경영진 회의체인 ‘그룹 ESG협의회’와 지주회사 이사회 내 ‘ESG세션’ 등을 신설한 그룹이 눈에 띈다. 국내 뷰티업계에선 처음으로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에서 화장품 유리병을 직접 회수해 재활용하는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다. 화장품 제조업체를 가리지 않고 화장품 유리병을 다시 거둬들여 재활용하도록 하는 순환체계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업의 상생 활동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희귀질환을 앓는 어린이들에게 치료비를 지원하거나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등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교육 사업 등이 지속해서 추진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 업계에선 홈쇼핑 채널의 시청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과 홈쇼핑 모아보기 채널 등을 통해 홈쇼핑 업체 실적 개선을 돕는 사업이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