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 AI’ 생태계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달 내로 갤럭시 S23 시리즈 등 구형 모델에도 인공지능(AI) 기능을 이식한다. 애플이 폐쇄형 생태계를 지향하다 ‘공공의 적’으로 부상하며 AI 경쟁에서 뒤처진 사이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2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8일 갤럭시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원UI(OneUI) 6.1 버전 업데이트를 기기별로 차례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 업데이트를 통해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S23 시리즈와 갤럭시 Z 폴드5, Z 플립5 등에 AI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달 내 업데이트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IT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 구형 모델에서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서클 투 서치, 실시간 통역, 노트 어시스트, 포토 어시스트 등 갤럭시 S24 시리즈에서 제공하는 갤럭시 AI 기능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2 시리즈에도 갤럭시 AI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S23과 작년에 출시한 폴드·플립 제품들에 AI 업그레이드가 이뤄질 것이고, 이전 모델에 대해서도 많은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AI 기능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 AI 생태계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AI폰’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나아가 글로벌 AI 패권까지 쥐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I 생태계에 모바일 기기 1억대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애플이 AI 경쟁에서 뒤처진 상황이라 삼성전자가 ‘속도전’을 펼치기에 적기라는 분석이다. 애플은 AI 개발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구글과 중국 바이두 등 AI 강자들의 기능을 아이폰에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타사의 AI 기능을 아이폰에 적용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그 사이 삼성전자가 갤럭시 AI 생태계를 넓혀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