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131곳 다자 구도… 화성을·고양갑 등 8곳 ‘불꽃’

입력 2024-03-25 04:08
국민일보DB

4·10 총선 지역구 254곳 중 거대 여야와 제3지대·무소속 후보 간의 다자 구도가 형성된 곳은 131개 지역구(51.6%)다. 제3지대 정당의 출현에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갈등으로 인한 새로운미래의 창당, 국민의힘 공천에 불만을 품은 무소속 후보의 출마 등이 겹친 결과다.

다자 구도에서 8개 지역구는 결과를 장담하기 힘든 접전을 벌일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큰 관심사는 제3지대·무소속 후보가 거대 양당 후보를 꺾고 당선될 수 있을지 여부다. 또 제3지대·무소속 후보가 패하더라도 여야의 표를 빼앗아오며 승패를 뒤바꿀 수 있기 때문에 각 당은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16년 만에 254개 모든 선거구에 국회의원 후보를 냈다. 민주당은 8곳을 뺀 246곳에 공천했다. 녹색정의당은 17곳, 새로운미래는 28곳, 개혁신당은 43곳에 각각 후보를 배치했다.

다자 구도 중 가장 주목받는 지역구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출마한 경기 화성을이다. 현대자동차 사장 출신의 공영운 민주당 후보, 삼성전자 연구원인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의 3파전이 이미 뜨겁다. 정의당 유일의 지역구 의원인 심상정 후보는 경기 고양갑에서 5선에 도전한다. 민주당은 김성회 전 대통령선대위 대변인, 국민의힘은 한창섭 전 행정안전부 차관을 공천했다.

경기 부천을은 현역인 설훈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새로운미래에 합류하면서 삼각 구도가 형성됐다. 민주당은 김기표 전 청와대 비서관을 공천했다. 국민의힘은 서울 서초을에서 재선한 박성중 의원을 전략공천했다.


5선을 노리는 ‘친박(친박근혜) 좌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무소속 등판’으로 경북 경산도 접전지가 됐다. 국민의힘은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배치했다. 대구 중·남구에는 도태우 후보가 무소속 출마했다. 그는 막말 논란으로 국민의힘 공천이 취소되자 탈당했다. 민주당은 허소 전 청와대 행정관, 국민의힘은 김기웅 전 통일부 차관을 배치했다. 부산 수영에서는 장예찬 후보가 무소속으로 도전한다. 장 후보 역시 설화 논란으로 국민의힘 공천장이 회수됐다. 국민의힘은 정연욱 후보를, 민주당은 유동철 동의대 교수를 공천했다.

친명(친이재명)계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광주 광산을에는 이낙연 새로운미래 상임고문이 도전장을 냈다. 국민의힘은 안태욱 후보를 공천했다. ‘민주당 탈당파’ 박영순 새로운미래 의원은 대전 대덕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민주당은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 국민의힘은 박경호 전 대덕 당협위원장을 배치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22대 총선 지역구 평균 경쟁률은 2.75대 1로 떨어졌다. 21대 총선 때는 4.4대 1, 20대 때는 3.7대 1을 각각 기록했다. 이번 지역구 경쟁률은 1985년 12대 총선(2.4대 1) 이후 39년만에 최저치다. 비례대표 선거 열기는 뜨겁지만 지역구 선거에서는 제3지대가 흥행에 실패한 여파다. 거대 여야가 사실상 모든 지역구에 공천한 점을 감안하면, 제3의 후보는 평균 1명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