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놀이터, 커플 데이트 명소인 에버랜드가 변신하고 있다. 출생아 감소와 인구 고령화에 따른 고객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60세 이상의 이른바 ‘실버 고객’을 타깃으로 한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실버 고객이 선호하는 정원과 산책로를 조성하고 가족단위 연간 회원권 판매에도 열을 올린다.
24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3년 892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에버랜드 방문객 수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2020년(292만명), 2021년(392만명)을 제외하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70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엔 715만명이 방문했다. 이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에서 운영하는 놀이공원 에버랜드와 워터파크 캐리비안베이 방문객을 합친 숫자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주요 방문객은 4~10세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다. 중·고등학생 단체 방문이나 공원 데이트를 많이 하는 20~30대도 주요 고객층이다. 그러나 최근 젊은 고객 유입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방문객 수가 정체하고 있다. 출생아 수 감소와 고령화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에버랜드는 고객층 변화를 고려해 실버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에버랜드는 티익스프레스 같은 놀이기구와 판다월드로 유명해졌지만, 정원과 산책로도 다양하게 조성돼 있다. 2만㎡ 규모 장미원, 1만㎡의 포시즌스가든, 매화 테마정원 ‘하늘정원길’이 대표적이다. 2019년 개장한 하늘정원길은 3만3000㎡ 크기로 에버랜드 최대 규모 정원이다.
캐리비안베이에서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스파 캐비’도 또 다른 실버 고객 공략 포인트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인기 있지만, 야외 노천탕을 즐길 수 있어 노인층 호응이 특히 좋다고 한다. 지난해 12월부터 1월 말까지 2개월간 캐리비안베이 이용객이 10만명을 넘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35% 증가했다.
아울러 용인, 수원, 화성 등에 거주하는 고객들에겐 에버랜드가 집 근처 공원 역할을 한다. 60세 이상의 경우 연간 회원권 가격이 13만원(일반 성인 가격은 29만원)이다. 연간 4번 이용하면 ‘본전’인데 11번 이상 찾는 회원도 있다고 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 현상은 에버랜드 방문객 정체로 절감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새로운 고객층을 발굴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로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