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분쟁 ‘키맨’ 신동국 회장 ‘형제’ 손 들어줬다

입력 2024-03-25 04:06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사진) 한양정밀 회장이 OCI그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 형제의 손을 들어줬다. 새 이사회 구성을 놓고 치열한 표 대결이 벌어질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는 임 사장 측이 우위를 가져가게 됐지만 통합을 추진하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전략기획실장 모녀 측과의 표 차이가 크지 않아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임 사장 측을 통해 “임종윤·종훈 형제가 새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키고 기업의 장기적 발전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후속 방안을 지속 모색하기를 바란다”며 형제 측 공개지지 의사를 밝혔다.

모녀 측과 형제 측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각각 21.86%대 20.47%로 팽팽하다. 신 회장은 지분 12.15%를 보유하고 있다. 형제와 신 회장의 지분을 합치면 32%대 지분을 확보하게 되지만 국민연금(7.66%)과 기관투자자, 소액주주들의 표심도 무시할 수 없다.

신 회장은 모녀 측의 한미-OCI의 통합 추진에 대해 “비즈니스 연관성이 낮은 기업과의 경영권 거래”라며 “해당 대주주들의 개인적인 이슈를 해결하고자 하는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모녀 측이 내세웠던 장기적인 비전보다 창업주 사망으로 인한 상속세 해결이 통합의 주된 이유가 됐음을 지적한 것이다. 신 회장은 통합 과정에서 형제와 자신 등이 논의에서 배제된 것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모녀 측은 입장문에서 “통합 관련 내용을 신 회장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면서도 “OCI그룹과의 통합은 결코 대주주 몇 명의 개인적 목적을 위해 추진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